남북 화해ㆍ긴장의 현장…동부전선 OP

지난 5일 오후 강원도 동부전선 끝단,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2㎞ 남쪽의 남방한계선에 자리잡은 ○○ OP(관측소).

3층 높이의 OP 바로 아래서는 동해선 도로를 따라 금강산 관광버스가 수시로 오가고 있지만 도로를 벗어난 비무장지대(DMZ)에서는 여전히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OP내에서도 군사분계선과 북한군 초소의 위치 등을 표시한 상황판에 불이 들어온 가운데 한 병사가 20여㎞ 전방까지 촬영할 수 있다는 베타 카메라를 쉴새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베타 카메라에는 북한군 병사들이 DMZ 너머 북측 지역에서 무엇인가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동해선을 통한 금강산 관광으로 이 지역은 남북간 화해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철책을 사이에 두고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것은 여전히 엄연한 현실이다.

OP 왼편 너머에는 집선봉, 옥녀봉 등 외금강이 자리를 잡고 있었지만 이날은 흐린 날씨로 희뿌연 구름속에 자태를 감추고 있었다.

외금강 조금 앞쪽으로는 6.25 전쟁때 남북이 교두보 확보를 위해 피비린내 나는 전투를 벌였던 월비산(해발 459m)과 앵카고지(해발 351m)가 눈앞에 들어왔다.

특히 앵카고지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96년 2월께 직접 방문, 북한군 장병들을 격려하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OP 관계자는 “김정일 위원장이 당시 시베리아횡단철도와 남북간 철도 연결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앵카고지를 찾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수 백m 북쪽에는 2층 높이, 6각형 모형의 북한군 GP(전초) 4개가 적막감속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동해안 근처까지 자리잡고 있었다.

특히 맨 왼쪽에 아군 GP와 불과 580m를 사이에 두고 있는 북한군 175 GP는 동해선 연결 공사가 한창이던 지난 2003년 8월 아군 GP를 향해 기관총 1발을 발사하기도 했던 곳이기도 하다.

당시 북한군은 극히 이례적으로 사건 직후 “총기손질로 인한 오발이었다”는 내용의 전화통지문을 보내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동쪽 끝 북한군 178 GP 인근에서는 2000년께 해안을 통해 귀순을 시도하던 북한군 병사가 북측의 총격으로 사살되는 사건이 있었다는 것이 OP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동해안 인근에 있는 해발 180m의 북측 구선봉에는 바위 암석에 동굴을 뚫어만든 ‘갱도 기지’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OP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군은 대공방어를 위해 동해안에 이 같은 ‘갱도기지’를 상당수 구축했으며 지난 1998년부터는 서해안에서도 이 같은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해쪽 군사분계선 바로 너머에는 지난 해 남북간 선전물 철거 합의에도 불구하고 ‘우리 민족끼리 조국을 통일하자’ 등의 입간판이 선명히 눈에 들어왔다.

우리측 지역에서도 남북 합의에 따라 일부 뜯다만 전광판 구조물이 그대로 멈춰서 남북간 긴장완화의 속도를 말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또 동해선 연결을 위한 지뢰제거 과정에서 북측에서 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이는 갈고리 형식의 도구로 지뢰를 제거하는 등 열악한 장비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 대치상황에 대한 OP 관계자의 설명이 계속되는 동안 동해쪽에 근접한 동해선 도로에서는 금강산 관광을 마친 관광버스 10여대가 줄을 지어 남쪽으로 내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군 관계자는 동해선 도로 연결로 혹시 있을지 모를 북측의 기계화부대의 기동성을 억제하기 위해 도로 곳곳에 지형지물을 이용한 장애물을 설치했고 설명했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북한군 병사들이 최전방 GP에서 이를 잡고 있거나 잠을 자다가 굴러 떨어지는 모습도 가끔 목격된다”고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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