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체육수장들 ‘단일팀 잘해봅시다’

11월 30일 오후 9시20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시내 인터콘티넨탈호텔.

얼어붙은 북핵 정국 속에 남북한 선수단 수장들이 ’열사의 땅’ 도하에서 손을 맞잡았다.

김정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과 문재덕 조선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호텔 로비에서 악수하는 순간 일본·중국 등 외신 취재진까지 일제히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렸다.

KOC위원장이 먼저 “어서오세요”라고 인사를 했고 약속 시간보다 5분 정도 늦은 문 위원장은 “반갑습니다”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과 문 위원장은 도하 아시안게임 본부숙소인 쉐라톤호텔에 함께 묵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남북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가 지난 6월 개성 회담 이후 6개월 만에 다시 만나는 것이지만 두 위원장은 전날부터 숙소에서 두 번이나 먼저 만났다.

처음엔 분위기가 어색했다고 한다.

회담도 원래는 부위원장급으로 잡혀 있었다.

회담 대표를 ’격상’하는 문제에 북한은 소극적이었다.

그러다 29일부터 태도가 변하기 시작했다.

현지시간 30일 아침 조찬과 티타임이 극적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고 김 위원장은 전했다.

체육회담 최대 현안인 2008 베이징올림픽 단일팀 구성의 쟁점인 ’선수 선발기준과 비율’ 문제에 대해서도 북측이 ’탄력적이고 융통성있는’ 자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문 위원장은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듯 호텔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활짝 웃는 얼굴이었다.

속내를 드러내진 않았지만 연방 덕담을 건네고 포즈를 취해달라는 요구에도 스스럼없이 응했다.

먼저 회담장에 도착한 북측 실무대표 다섯 명도 취재진을 의식하지 않고 계속 농담을 주고받았다.

KOC측 인사들과도 악수를 하느라 바빴고 도하까지 오는 긴 여정을 놓고도 이리저리 말을 붙였다.

김정길 위원장은 “전례없이 분위기가 좋다”는 말을 반복하며 단일팀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북측과 회담이 늘 그렇듯이 신중론을 먼저 전제에 깔았다.

밖에선 협상이 곧 타결될 듯 하다가도 막상 선수들의 ’출전 티켓’이 걸린 각론에 들어가면 만만찮은 장벽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문재덕 위원장은 ’체육회담 전망’을 묻자 “체육회담이라는 게 다 좋은 일 하자고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회담 결과는 남측에 물어보시라”며 농담도 건넸다.

입가에선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호텔 2층 바잔룸에 마련된 회담 테이블에 앉자마자 관련 서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마라톤 협상이 될지, 속전속결이 될지는 현재로선 모를 노릇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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