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첫 공동문학잡지 ‘통일문학’ 南 반입

“수령님”이라는 문구가 들어있다는 등의 이유로 남한으로 반입이 불허됐던 남북 첫 공동문학잡지 ‘통일문학’이 통일부의 승인을 얻어 지난달 29일 남한으로 들어왔다.

6.15민족문학인협회 남측 관계자는 5일 “남북한 문인들이 공동으로 집필.발행한 첫 문학잡지인 ‘통일문학’ 1천400부를 통일부의 승인을 얻어 지난달 29일 개성을 통해 남한으로 반입했다”며 “통일부가 문제삼았던 일부 문구에 대해 북측에 수정 요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원문 그대로 들여온 상태이며, 빠른 시일 안에 문학 관련 단체와 회원들에게 배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일부 관계자도 “지난달초 ‘통일문학’의 반입을 승인했다”며 “잡지에 나오는 표현중 남한으로 반입하기에는 현행법상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만 협회측이 이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밝혀와 승인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남과 북, 해외의 문인들이 결성한 6.15민족문학인협회가 ‘겨레가 함께 읽는 문학지’를 표방하며 펴낸 ‘통일문학’은 지난 2월 평양에서 창간호가 인쇄돼 중국 선양에서 처음 공개됐으나, 남한에서는 통일부가 “수령님” 등의 문구를 문제삼아 반입을 불허해 왔다.

남측 민족문학인협회는 반입된 ‘통일문학’중 통일부가 문제 삼았던 문구를 종이 테이프 등으로 가린 뒤 문학단체 회원 등에게 배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가 삭제를 주문했던 문구는 북한 문인이 쓴 소설과 시에 한 차례씩 등장하는 “수령님”이라는 호칭과 1989년 3월 고은, 백낙청, 신경림씨 등으로 구성된 남측 대표단이 남북작가회담을 위해 판문점으로 가다가 당국에 연행됐던 사건을 “89년 초 북남작가회담 개최에 합의하였다. 그리하여 서로 만나기로 하였는데 그 력사(역사)적 장거가 남측 당국에 의하여 차단되었다”라고 적은 수필 글귀 등 3곳이다.

민족문학인협회의 다른 관계자는 “문학 작품의 문구를 수정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민족간 순수한 교류 사업에 정치 논리를 개입시키는 일이지만, 남한의 문학인들이 `통일문학’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일부 문구를 가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문구를 가린다고 해도 독자들은 문맥상 어떤 단어인지 알 수 있는데, 사소한 문제로 인해 남북의 문학교류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이달말 북측과 갖기로 한 ‘통일문학’ 2호 발간을 위한 편집회의에서 표현상 남북간 이견이 없도록 사전 조율을 충분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일문학’ 창간호에는 남측 소설로 이청준의 ‘눈길’, 시로는 고은의 ‘하산’ 등이, 북측 소설로는 장기성의 ‘우리 선생님’, 시로는 박철의 ‘통일 옥동자’ 등이 각각 실렸다.

북한의 주간지인 통일신보도 지난 4일자 기사에서 “분열 사상 처음으로 되는 북과 남, 해외문학인들의 공동 문학잡지 ‘통일문학’ 창간호가 남측에 전달됐다”며 “앞으로 ‘우리 민족끼리’의 기치를 변함없이 높이 추켜들고 7천만 겨레의 통일운동을 선도하는 데서 중요한 사명과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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