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차관급회담 연장…쟁점별 정리

남북 양측이 지난 16일부터 진행된 차관급회담에서 밤샘을 하면서 까지 타결을 시도했으나 최종 합의를 도출하지는 못했다.

이번 협상의 최대 쟁점인 남북 장관급회담 개최 일정과 북핵 문제에 대한 입장을 공동보도문에 담자는 우리측과 이에 대해 부담감을 느낀 북측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합의를 위한 ‘산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장관급회담의 6월중 개최와 봄철 비료 조기 지원 문제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의견 접근을 이루었으며, 6.15 평양 통일대축전에 남북 당국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합의하는 등 적지 않은 의미의 진전도 이룬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 양측은 최종 합의에 실패할 경우 오랜만에 찾아온 남북관계 정상화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회담 연장’이라는 카드를 교환하면서 최종 합의에 대한 여지를 남겨둬 19일 회담 결과가 주목된다.

◇ 장관급회담 일정 확정 못해 = 남북 양측은 일단 장관급회담을 6월 중에 서울에서 개최한다는 데는 원칙적으로 의견접근을 본 상태다.

하지만 회담 일정을 못박자는 우리측과 추후 협의를 통해 날짜를 결정하자는 북측의 입장이 엇갈려 최종 합의는 19일 속개되는 회담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우리측이 장관급회담 일정을 공동보도문에 담자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 이유는 이 회담이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하다는 판단하에 자칫 향후 상황 변화로 인해 회담 개최가 불투명해 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당초 북측은 장관급회담을 ‘조속한’ 시일내에 개최키로 한다는 내용에만 합의하자고 강력히 주장했으나 17일 밤샘협상을 통해 ‘6월중’ 개최로 한 발짝 물러섰다.

따라서 일단 회담 조기개최 필요성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공감대를 이룬 만큼 19일 추가 회담에서 날짜를 특정하는 우리측 안이 수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18일 “당초 북측이 남북관계를 정상화하자는 차원에서 이번 회담을 수용한 점을 돌이켜 본다면 장관급 회담의 6월 개최에 원칙적으로 동의해 온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북핵문제 공동보도문 ‘명시’ 놓고 줄다리기 = 가장 대립되고 있는 부분이다.

우리측은 이번 회담을 장관급회담을 통한 남북관계 정상화와 더불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원칙을 또 다른 축으로 설정해 이에 대한 남북간 합의된 입장을 공동보도문에 담아야 한다는 입장읕 견지했다.

북핵이 민족의 명운이 달린 문제인 만큼 원칙적인 차원에서라도 반드시 관련 문구를 명시해야 한다는 절박한 문제인식에서다.

회담 첫 날부터 우리측 수석대표인 이봉조 통일부 차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핵무기 보유는 용납될 수 없다”고 북측을 강하게 압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수석대표는 특히 “한반도 비핵화가 안지켜지면 민족공조도, 남북간 화해협력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해 ‘민족공조’를 내세우고 있는 북측을 설득했다.

그러면서 우리측은 상세한 설명은 안했지만 북측이 6자회담에 복귀한다면 ‘중요한 제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북측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이런 우리측의 ‘북핵 압박’에 대해 북측은 경청하기만 했으나 회담 둘째 날부터는 ‘윗선’의 지시에 따른 듯 일부 목소리를 내며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 관계자는 18일 “우리 입장을 북측에 충분히 전달했고 19일 회담에서도 계속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북측이 또 다른 ‘전략적 결단’을 할 지 주목된다.

◇ 비료지원 순탄..기술적 문제만 남아 = 북측이 가장 애타는 문제다.

북측은 이미 50만t의 비료를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에서 이번 회담에서도 이에 대한 절실함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우리측은 우선 봄철 비료 20만t을 우선적으로 보내고 나머지 30만t 지원 문제는 6월중 열기로 한 장관급회담에서 결정하자는 태도를 취했다.

우리측이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장관급회담에 대한 북측의 확답을 받기 위해 비료문제를 ‘지렛대’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북측은 20만t이라도 이 달 중으로 보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시기가 너무 촉박해 우리측이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측은 비료지원 문제는 협상의 문제가 아닌, 인도적 차원의 문제로 바라보고 있어 지원에 큰 난관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정부 일각에서는 공동보도문에 북핵 관련 문구를 명시하지 못한 채 비료지원만 약속할 경우 국내여론의 비판을 받을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남은 것은 운송 방식 등 기술적인 문제다.

이 수석대표도 “6월 중순께 지원이 완료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육로와 해로를 동시에 활용하게 될 것이며 북측 선박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 주로 트럭을 이용한 수송이 예상되지만 철도 개통이 가능하다면 이를 이용하는 방안을 우리측이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6.15 통일대축전 장관급 참석 여부 = 남북은 우선 오는 6월 15일 평양에서 열리는 통일대축전 행사에 양측 정부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대표를 장관급으로 하자는 우리측의 요구에 북측이 답변을 내놓지 않아 19일 회담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한 상태다.

하지만 북측이 6.15 행사에 상당한 의미를 두고 있기 때문에 우리측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철도ㆍ도로 개통, 이산상봉 진전없어 = 특별한 이견이 있다기 보다는 북측이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가져 우리측 요구에 대한 답변이 없는 상태로 보인다.

우리측은 북한이 절실해 하는 비료지원 요청에 대해 철도 시범운행과 도로 개통이라는 ‘카드’를 연계시킨 듯 하다.

아직까지 개통되지 못한 남북의 육로를 비료 지원 계기에 한 번 뚫어보자는 것.

하지만 북한은 이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측은 또 오는 8월 15일을 전후해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갖자고 제안하면서 이를 위해 적십자회담을 개최하자는 내용을 합의문에 담자고 제의했으나 아직 합의를 보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북측이 이 문제들에 대해 특별히 반대할 이유가 없어 합의점을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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