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중대제안ㆍ핵군축회담 논의한듯

남과 북은 24일 오전 11시께부터 베이징(北京) 모처에서 1시간 40분 가량 양자협의를 가졌다.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차관보와 김계관(金桂冠) 외무성 부상을 각각 수석대표로 모두 4명씩이 참석한 이날 협의에서 양측은 우리 정부의 ‘중대제안’과 작년 6월 3차회담에서의 미국 제안에 대한 평가, 북한의 핵군축회담 주장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은 또 26일 본회담 개막 이후에도 양자 협의를 계속해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도출하는데 협력하기로 해 추가적인 협의가 수시로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북한이 우리측의 주도적.창의적 역할을 인정하고 핵문제 해결에서 남북관계를 활용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며, 이로써 남북접촉이 참가국간 이견을 조율하는데 있어 중요한 통로가 될 것임을 예고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우리측은 특히 이날 남북 양자협의에서 우리의 중대제안에 대한 북한의 구체적인 입장 설명을 요청했으며, 이번 4차 6자회담의 실질적인 진전을 위해 핵군축회담 주장을 재론하지 말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측은 분명한 입장 표명은 하지 않은 채 기존 주장에서 벗어나지 않는 주장을 펴 양자협의가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송 차관보는 접촉후 “4차회담에서 어떤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인 지를 협의했으며 한반도 비핵화의 문제를 실현하기 위한 틀을 마련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으나 구체적인 논의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앞서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22일자에서 “북한이 핵폐기시 남한이 독자적으로 200만㎾의 전력을 송전방식으로 제공하겠다는 ‘중대제안’은 핵무기를 포기하는 동기로는 될 수 없다”면서 북한이 보유를 선언한 핵무기를 폐기하는 수순은 말 그대로 군축의 과정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우리측 대표단은 25일 숙소인 중국대반점에서 조찬을 겸한 한미 양자접촉을 할 예정이고, 한일 양자접촉도 가능하면 같은 날 개최한다는 방침이며, 중국과 러시아와는 26일 양자협의를 할 예정이다.

한미 양자협의는 우리측이 남북접촉을 통해 파악된 북한의 입장을 전하고, 그런 후 양국이 대책을 조율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측 대표단은 일본과의 협의에서 납치자 문제는 북일 양자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전하고 협조를 당부한다는 계획이다./베이징=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