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조문(弔問)교류 아직은 ‘일방통행’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8일 고(故) 신창균 선생 장례위원회 앞으로 조문을 보내와 “남측의 열렬한 통일운동가인 신 창균 선생의 서거에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에는 조평통 서기국장인 안경호 조평통 서기국장 겸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북측본부 의장이 북한 인사로는 처음으로 남측 장례식의 장례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북한은 이전에도 통일운동과 대북사업에 몸담았던 남측 인사의 사망에 대표단과 조전을 보내는 등 남측에 비해 활발하게 `조문교류’를 해왔다.

대표적인 예가 2003년 3월 고(故) 정주영 회장의 장례식 때였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고인을 추모하는 조전을 보낸 데 이어 송호경 조선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4명의 조문단이 서울 청운동에 마련된 빈소를 방문했다. 북측이 남측에 조문단을 파견한 것은 이 때가 처음이었다.

북한 지도부는 이와는 별도로 평양시 실내종합체육관 인근에 마련된 현대측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2003년 8월 정몽헌 전 현대아산 회장의 장례식에도 북측은 아태평화위원회 및 민족경제협력연합회의 등의 명의로 조전을 전달했다.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남한에 띄운 최초의 조전은 고 김일성 주석이 1994년 1월 고 문익환 목사의 사망을 애도하면서 유가족 앞으로 보낸 것이었다.

북한은 이 밖에 2000년 1월 김양무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상임부의장과 2001년 3월 노동운동가 이옥순씨 등이 사망했을 때도 조전을 보내왔다.

이에 반해 남한 정부는 조문단 파견과 조의 표시에 극히 조심스러웠으며 그 결과 남북관계가 번번이 경색됐다.

남한 정부는 1994년 7월 김 주석이 사망했을 때 조문단 파견이나 추모행사를 일절 불허했다.

당시 민주당 소속이었던 이부영 의원은 국회 본회의에서 “북한에 조문 사절단을 파견할 용의가 없느냐”며 조문의 필요성을 제기했다가 색깔론으로 비화하기까지 했다.

이후 김 주석에 대한 조문 문제는 매번 국내 정치권은 물론 남북관계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남한 정부는 김 주석의 사망 10주기였던 지난해 7월에도 “남북관계가 화해협력적으로 발전했으나 아직도 긴장상태가 풀리지 않았다”며 “조문을 목적으로 하는 방북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고 이후 남북관계가 급속히 냉각됐다.

정부는 2003년 10월에는 김용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의 사망에 대한 조문 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됐으나 당시 정세현 통일부 장관이 `열린통일포럼’
에 참석해 “인간적으로 조의를 표한다”고 밝히는 선에서 그쳤다.

지난해 9월 송호경 전 조선아시아ㆍ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사망했을 때도 현대아산이 애도의 뜻을 전달했을 뿐이다.

남한은 현재 남북경협과 대북 협력사업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지만 ‘조문교류’에서만큼은 북측보다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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