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겨냥 제3국 접촉설 대두

남과 북의 고위인사들이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기 위해 중국이나 제3국에서 비밀리에 접촉하고 있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를 비롯한 일부 정부 고위관계자들은 “아는 바 없다”며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 7월 이후 평화공세를 펼치며 미국은 물론 한국과 일본 등과의 관계개선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남측은 이명박 정부가 추구하는 ‘원칙을 고수하는’ 방식의 정상회담을 북측이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게 남북관계에 정통한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한 소식통은 22일 “지난 여름 베이징에서 정부 고위인사가 중국 당국의 협조 속에 북한측 인사를 만나 대화 재개 가능성을 타진했다”면서 “현 정부 대북 정책의 진정성을 주로 설명하고 북측의 성의있는 조치를 촉구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 15일 베이징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된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 부장과 원동연 북한 아태위 실장이 지난주 싱가포르에서 우리 통일부 고위 관계자를 만났으며, 이 자리에서 우리측은 핵폐기를 포함한 북측의 근본적 변화가 있어야 정상회담이 가능하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답방 형식을 요청했다고 KBS가 보도했다.

그러나 북측은 김 위원장의 경호 문제 등을 들어 난색을 표했다고 KBS는 덧붙였다.

이에대해 청와대 홍보라인 관계자는 “우리로서는 아는 바 없다”면서 “팩트를 구체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외교안보라인 참모는 “최근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일부 언론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현재 남북간에 진행되고 있는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장.차관을 포함해 고위 간부가 최근 베이징(北京)이나 싱가포르 등으로 출장간 사실이 없다”면서 “정상회담 관련 접촉이 있었다는 보도에 대해 전혀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한 외교소식통은 “이명박 정부는 가급적 임기 중반 이전에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되 과거 정부와 다른 방식의 정상회담을 구상하고 있었으며, 대표적인 것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답방 이후 이 대통령의 방북 추진”이라면서 “이런 기조의 입장을 북측도 잘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관측통들은 현 정부가 당초 내년 4월께 한국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할 경우 북핵 협상의 추이를 감안하면서 김 위원장을 G20 정상회의장인 인천 송도나 부산, 아니면 판문점이나 제주도 등 경호가 용이한 장소로 초청하는 방안을 여권 핵심부에서 구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김 위원장의 남측 답방이 성사되기 어렵고, 북한핵 문제의 진전이라는 핵심변수가 자리잡고 있어 조기 남북정상회담의 성사가 어렵다는게 정부내 주된 기류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언제든 개방적인 자세로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추진할 용의가 있으나 어디까지나 북핵 문제의 진전을 전제로 하면서 원칙을 견지하는 방식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미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의 방북직후인 지난 8월16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시 ‘남북교류 5개합의’를 발표하고 이어 8월21∼23일 김기남 노동당 비서 일행의 고(故) 김대중 대통령 조문사절 방남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접 ‘남북대화’와 관련된 북측 수뇌부의 의중을 전달했다.

또 지난 4∼6일 방북한 중국의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방북 당시 김정일 위원장이 ‘남북관계 개선을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고 원 총리가 이를 지난 10일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에 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북측이 최근 남측에 고위급 회담이나 고위급 특사 파견을 포함한 남북 대화와 관련된 모종의 제안을 해왔다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왔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