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장성급회담 재개..한반도 긴장완화 논의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17일 면담을 계기로 조만간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이 재개될 전망이다.

평양을 방문하고 이날 오후 귀환한 정 장관은 “장관급회담에서 논의하겠지만 장성급 군사회담을 재개해서 서해 NLL(북방한계선)을 둘러싼 불안정한 정세와 군사적 긴장을 완화해야 한다고 김정일 위원장은 강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5일 개성에서 장성급 군사회담을 위한 실무대표 회담 수석대표 접촉을 끝으로 11개월째 표류하고 있는 군사회담을 재개해 긴장완화 방안을 모색하자는 점을 김 위원장이 강조했다는 설명이다.

김 위원장이 군사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함에 따라 오는 21∼24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15차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큰 이변이 없는 한 장성급 군사회담 일정이 잡힐 것이 확실시된다.

장성급 군사회담이 재개되면 군사분계선(MDL) 일대 선전수단 제거와 서해 NLL 해상의 긴장완화와 관련한 기존 합의사항 이행 문제가 우선 다뤄질 것으로 예측되지만 한반도에서 근본적으로 냉전구도를 청산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고위급 군사회담 개최 문제도 논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 장관이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정치, 경제, 군사, 인도주의 문제와 관련한 깊은 토의를 했다”고 밝혔고, 김 위원장도 군사적 긴장을 해소할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져 그 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정 장관이 지난달 열린우리당 연석회의에서 15차 장관급회담 의제와 관련, “정치.군사 부분에 중점을 두고 남북장관급회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것도 회담에서 한반도 긴장완화 방안 모색에 역량을 집중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남북은 지난해 6월 3~4일 열린 제2차 장성급 군사회담을 통해 ‘서해 해상에서 우발적 충돌방지와 군사분계선 지역에서의 선전활동 중지 및 선전수단 제거에 관한 합의서’를 채택했다.

하지만 합의서를 채택한 지 1년이 넘었지만 3단계로 나눠 실시하기로 한 MDL 일대 선전수단 철거작업은 초기단계에서 멈춰있다.

남북은 지난해 6월 16일부터 같은달 30일까지 임진강 말도∼판문점 1단계 구간 에서 선전물 철거작업을 벌인 결과 남측은 모든 선전물을 제거한 반면 북측은 김일성 주석 찬양 돌글씨 등 일부 선전물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2단계(7.6∼20:판문점∼강원 철원 갈말읍) 작업이 시작됐으나 북측은 7월 14일 서해 NLL을 넘은 북한 경비정에 경고사격을 가한 것을 빌미로 관련 접촉에 응하지 않고 있다.

북측은 같은 달 19일 실무대표회담을 열고 2단계 철거작업 결과를 교환하고 3단계(7.20∼8.15:갈말읍∼고성군 현내면) 작업 일정을 협의키로 했으나 아직까지 군사당국간 접촉을 회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NLL 해상에서 우발적인 무력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해군 함정끼리 국제상선공통망(156.8㎒, 156.6㎒)을 가동키로 한 합의사항은 그런대로 잘 준수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지난달 13일 북한 경비정 2척이 NLL을 잠시 월선했을 때도 양측 함정간 무선통신망은 가동됐다. 하지만 북측 함정은 정박때는 통신기기를 꺼놓고 있는 것으로 추정돼 돌발상황 발생시 통신망이 가동되지 않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은 장성급 군사회담이 재개되면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도록 북측에 요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장성급 군사회담 재개에 대비해 북측에 제기할 수 있는 현실적인 군사적 긴장 완화 방안을 발전시키고 있다”며 “꽃게잡이철 NLL 해상에서 불법조업하는 중국 어선 문제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