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장성급회담 결렬 배경과 전망

제6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이 아무런 성과없이 결렬된 데는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해상경계선 설정 문제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남북은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출퇴근 형식으로 회담을 열어 제5차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합의한 서해상 충돌방지와 공동 어로수역 설정, 철도.도로통행을 위한 항구적 군사적 보장대책 등을 논의했지만 성과없이 회담을 끝냈다.

종결회의에서 양측 수석대표 발언대로 이번 회담의 최대 복병은 NLL과 해상경계선 문제였다.

이와 관련, 남측 정승조(육군소장) 국방부 정책기획관은 “회담을 하면서 가장 큰 쟁점, 가장 큰 이견은 북방한계선 문제였다”면서 “북측은 NLL을 포기하고 새로운 경계선 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의했지만 이는 남측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북측도 명백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영철(인민군 중장) 북측 단장은 “북방한계선이 지금까지 준수해온 기본 군사분계선이라는 것은 당치않은 궤변”이라며 “냉전시대에 미국놈들이 그어놓은 (경)계선을 주장하는 것은 90년대 사고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고 반박했다.

남측은 NLL을 고수하려는 반면, 북측은 NLL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면서 이를 대신할 새로운 해상경계선을 설정하자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NLL에 대한 양측의 이런 입장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NLL이 서해 공동 어로수역 설정 문제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 더욱 두드러진 것이다.

공동 어로수역 위치와 관련, 북측은 서해 우도에서 백령도 사이의 NLL 밑으로 정하자는 입장이다. 즉 NLL을 기선으로 남측 1~2km 가량의 해상에 공동 어로수역을 설정하자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남측은 백령도와 북한 장산반도 일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NLL을 기선으로 북쪽 해상에 공동 어로수역을 설정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북측의 제안을 수용할 경우 기존 NLL은 남쪽으로 1~2km 가량 후퇴하기 때문에 남측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거부의사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김 단장은 “우리는 현실적인 제안을 내놨지만 귀측(남측)은 북방한계선을 고수하려는 정략적 목적의 아주 좋지 못한 불순한 기도가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남측이 작은 것에 고집하다 민족 앞에 차려진 큰 일은 저버리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며 “지금에도 서해상에서는 다른 나라 사람이 우리 귀중한 수산자원을 다 긁어가고 있다”고 남측을 압박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NLL과 해상경계선 설정 문제는 앞으로 평화체제 수립 방안을 협의하는데 장애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측 김 단장은 이와 관련, “지난 회담 때 비공개접촉에서 귀측은 평화체제 수립 당사자라고 했다”며 “평화체제 수립 당사자가 되려면 평화체제 수립과 직결된 서해상 충돌방지, 공동어로 문제를 당사자처럼 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측이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남측의 평화체제 당사자’ 문제를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북 수석대표들은 이날 종결회의 발언을 마치고 차기 회담 날짜도 확정하지 않은 채 썰렁한 분위기에서 등을 돌리고 헤어져 다음 번 회담이 열리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회담에서 종결회의를 언론에 공개한 것은 가장 흥미로운 대목이다.

남측은 종결회의를 공개하는 것은 그동안 회담 관례에 어긋나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북측은 공개회의를 집요하게 요구해 결국 성사됐다.

북측 김 단장은 “기자들이 참가해 결속(종결)회의 하는 것은 지금까지 전례가 없던 일”이라며 “모든 사실을 그대로 북남 겨레에 알려 어느 것이 진실이고 그릇된 주장인지 공정하게 알려달라”고 공개회의를 주장한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남측은 이번 회담에서 제시된 양쪽 입장이 그동안 수 차례 열린 회담에서 반복된 것이어서 공개에 동의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더욱이 공동 어로수역 설정과 관련해 NLL을 후퇴하려 한다는 남측 일각의 의혹 제기를 차단하려는 목적도 있다는 관측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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