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장관급회담 6월중 개최 의미

추가회담 약속 불구…북핵 공동보도문 명시 불투명

남ㆍ북이 예정을 넘겨 밤샘 진통까지 겪은 후 19일 추가 협의를 하기로 한 차관급회담은 일단 6월중 장관급회담 개최에 원칙적인 합의를 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작지 않다.

이로써 작년 7월 이후 중단됐던 고위 당국자간 대화의 통로가 재개돼 그간 산적했던 남북 현안과 과제에 대한 논의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협의의 여지는 남았지만 북핵문제 관련 문구의 공동보도문 명시 여부가 불투명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우리 나라는 물론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차관급회담에서 북핵 6자회담의 단초가 마련되기를 기대했던 탓이다.

미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13∼16일 방한 기간에 차관급 회담 개최를 환영하며 6자회담 진전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피력한 바 있다.

힐 차관보는 이한 후인 17일 주한미대사관 커뮤니티인 ‘Cafe USA’를 통해 “미국은 항상 남북대화를 지지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한국을 계속해서 지지하고 있고 저는 진전이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다”며 “만일 남북대화가 6자 회담을 진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것은 또한 모든 당사국들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우리 정부는 조문파동과 탈북자 대거 국내 입국을 이유로 10개월만에 어렵게 성사된 차관급회담을 계기로 북핵 6자회담의 진전을 노린 게 사실이다.

남북당국간 회담과 6자회담을 연계가 아닌 병행시킨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지만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거리차가 있을 수도 있는 이 두개의 수레를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견인할 수 있다면 그 방법도 수용하겠다는 유연성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는 이번 차관급회담의 공동보도문에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관련된 언급이나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재확인까지는 아니어도, 과거 장관급회담 수준에서 다소라도 진전된 북핵 관련 문구를 넣고자 총력을 기울였다.

남북관계와 북핵문제라는 두개의 수레를 동시에 견인함으로써 대외적으로도 북핵문제에서 일부 ‘진전’이 이뤄진 점을 내비칠 수 있는 점을 의식한 것이기도 하다.

우리 측은 16일과 17일, 18일 새벽까지 한차례 전체회의와 세차례 수석대표 접촉 등을 통해 조속한 6자회담 복귀와 추가 상황악화 조치 중단 등 ‘전략적 결단’을 거듭 촉구하는 등 적극적인 대북 설득작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북핵을 용납할 수 없으며 한반도 비핵화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남북 화해협력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명백히 하면서 민족 공동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서는 북핵문제가 조기에 해결돼야 하고 이를 위해 6자회담이 빠른 시일 내에 열려 실질적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그 논리였다.

그러나 북한은 그저 듣기만 했을 뿐 공동보도문에의 명시를 한사코 거부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대표단이 귀환하면 내부대책회의를 통해 설득 방안을 다시 짠 뒤 추가회담에서 고강도의 압박과 설득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남ㆍ북은 작년 2월 서울에서 열린 제13차 장관급회담의 결과물인 공동보도문에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제2차 6자회담이 결실있는 회담이 되도록 협력한다”는 표현을 담았으며 3개월후 평양에서 열린 제14차 장관급회담 공동보도문에는 비록 명시는 못했지만 양측이 “6자회담에서 핵문제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협력한다”는데 의견접근을 이룬 바 있다.

우리측이 16일 제안한 ‘중요한 제안’에 대한 북측의 최종적인 반응도 주목된다.

이 제안은 핵심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에게도 그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회심의 ‘중재안’이라는 점에서 북측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가 이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의 관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회담에서 우리 정부의 최소 목표가 제15차 장관급회담의 일정 확정이었다면 최대목표는 여기에다 북핵문제 관련 문구를 공동보도문에 명시하는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로 미뤄볼 때 중간점검 결과, 일단 최소목표는 달성한 셈이다.

특히 15차 장관급 회담 개최 합의는 작년 5월 끊긴 제14차 회담의 재가동이라는 점에서 남북관계 정상화의 시작으로 비쳐진다.
장관급 회담은 남북경협은 물론 사회문화 교류의 전반을 논의하는 자리로, 이를 통해 향후 철도.도로 연결 행사 및 철도 시험운행, 적십자회담 재개 및 이산가족 상봉, 장성급 회담 재개 등도 협의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차관급회담은 진행중이기 때문에 최종평가는 유보해달라”고 주문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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