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인도주의사업 ‘긴 겨울잠’ 깨어

남북 적십자사가 9일 금강산 실무접촉을 통해 이산가족상봉장 건설 재개에 합의했다고 알려지면서 올해 인도주의 사업 전망이 한층 밝아졌다.

이번 합의는 제20차 남북장관급회담 후 첫 성과이자 지난해 7월 북측이 이산가족 상봉 중단을 선언한 뒤 인도주의 사업의 해빙을 알리는 ‘신호탄’으로서 의미가 있다.

이산가족면회소 건설은 8개월 간 공백기가 있었던 만큼 인력과 장비가 재투입돼 빠른 진척을 보일 전망이다. 통일부는 올해 업무계획을 통해 면회소 공정률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까지 세웠다.

애초 내달로 잡혔던 완공 시점은 내년으로 넘기게 됐지만 완공에 맞춰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위한 다양한 논의와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면회소 건설 재개로 올해 남북 인도주의 사업에 ‘첫 단추’가 꿰졌다면 다음 순서는 역시 장관급회담에서 합의된 제5차 이산가족 화상상봉(3.27~29) 행사다.

화상상봉은 지난해 2월 제4차에 이어 1년 여 만에 재개되는 것으로 남북은 이미 상봉 후보자 각 300명에 대한 생사확인 의뢰서를 교환해 놓은 상태다.

대한적십자사는 지난 6일 적십자 실무접촉 대표를 통보하면서 생사확인 의뢰서에 대한 회보서 교환(3.12)과 최종명단 교환(3.15) 등 화상상봉 추진 일정을 북측에 제안했다.

또 5월 초에는 금강산에서 제15차 이산가족 대면상봉 행사가 10개월 여 만에 재개된다.

나아가 내달 10~12일에는 제8차 적십자회담을 열어 ‘전쟁시기와 그 이후 소식을 알 수 없게 된 사람들'(납북자 및 국군포로)의 문제와 대면상봉 등 상호 관심사를 협의한다.

이산상봉과 함께 대북 물자 지원 계획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장재언 위원장은 7일 한적 한완상 총재 앞으로 전통문을 보내 비료 30만t을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정부는 이를 수용, 이달 하순이나 내달 초 지원을 시작할 계획이다.

비료 지원 규모와 시기에 대한 정부 방침이 정해지는 대로 북송을 위한 실무접촉도 이뤄질 전망이다.

이와는 별도로 열차 시험운행을 위한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협위) 위원접촉이 이달 14~15일 개성에서, 쌀 차관 제공 등 제반 경제협력 문제를 협의할 제13차 경협위 회의가 내달 18~21일 평양에서 열린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지난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미뤄졌던 현안이 하나 둘 풀려나가면 올 상반기 중에는 인도주의 사업을 비롯한 남북관계가 무난히 정상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관측했다.

최철영 대구대 교수는 “이번 적십자 실무접촉은 남북이 장관급회담에서 합의된 올 상반기 로드맵을 이뤄낼 의지를 확인하는 첫 자리였다”며 “장관급회담 합의가 주고 받기 식으로 정교하게 짜여 있어 앞으로 남북관계는 ‘행동 대 행동’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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