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질감 해소 위한 대북 확성기 방송 확대해야

김정은 정권이 감행한 지뢰도발이 남북 간 확성기 방송 재개로 불통이 튀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며칠 전 북한의 지뢰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습니다. 남북 간 합의로 중단된 지 11년 만의 일입니다. 그러자 북한군도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로 맞대응했습니다. 대남용이라기보다는 북한 군인들이 듣지 못하게 하려는 목적입니다. 그래서 북한에선 심리전제압방송이라고 합니다. 한국군은 군사분계선 전 지역으로 확성기 방송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김정은 정권의 무모한 군사도발이 결국 자충수를 둔 것입니다.

김정일은 생전 한국에서 보내는 방송이 북측 지역으로 넘어오는 걸 막기 위해 무진 애를 썼습니다. 체제유지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남북 간 회담을 할 때마다 상호비방을 중단하자는 명목으로 집요하게 방송 중단을 요구했고 결국 성공시켰습니다. 확성기와 라디오를 이용한 한국군의 방송은 중단됐고 북한 주민이 가장 애청하던 KBS 사회교육방송도 북한동포를 위한 한민족방송으로 성격이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이건 명백한 반통일적인 행태였습니다. 남과 북은 오랜 분단으로 정보의 격차와 문화적 이질감이 갈수록 높아가는 상황입니다. 남과 북이 철책으로 가로막힌 상황에서 방송은 그나마 이를 완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수단입니다. 그런데 이걸 중단하겠다고 한 건 남과 북이 통일이 아니라 분단을 고착화하겠다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체제유지에 목을 맨 김정일이야 그렇다 쳐도 이에 동의를 한 당시 한국 정부의 태도도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해방 70돌이 되는 올해 가장 큰 민족적 과제는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겁니다. 이를 위해서는 남북 인민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차이를 줄여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방송입니다. 동서독의 통일 과정에서 방송의 역할을 보면 그 중요성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조만간 김정은 정권은 확성기 방송을 중단시키기 위한 꼼수를 또 부릴 겁니다. 그것이 군사회담이 될지 아니면 또 다른 도발이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통일시대를 열어야 하는 역사의 흐름과는 정반대되는 행태입니다. 오히려 이번 사건이 서로의 방송과 언론을 전면 허용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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