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상봉 이틀째, 非공개 ‘개별상봉’ 시작

60여년 만에 눈물의 재회를 한 남북 이산가족들은 21일 이틀째 만남을 이어간다. 남측 이산상봉 대상자 82명과 동반가족 58명, 북측 가족 178명은 전날에 이어 금강산에서 개별상봉과 공동오찬, 단체상봉 등 3차례에 걸쳐 2시간씩 모두 6시간을 만날 예정이다.


개별상봉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외금강호텔에서 가족 단위로 숙소에서 비공개로 이뤄지고 있다. 상봉자들은 개별상봉을 마친 뒤 정오에 단체 식사를 하고, 오후 4시에는 두 번째 단체상봉을 진행한다.


다만 건강 악화로 전날 구급차로 금강산에 올라가 북측 가족과 상봉한 김섬경(91) 할아버지와 홍신자(84) 할머니는 건강 악화로 이날 오전 외금강 호텔 각자 숙소에서 2시간 동안 개별상봉을 가진 후 귀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산가족들은 행사 마지막 날인 22일 오전 9시 금강산호텔에서 1시간의 ‘작별상봉’을 끝으로 2박 3일간의 짧은 만남을 끝으로 또 다시 기약없는 이별을 맞게 된다.


한편 남북 이산가족들은 상봉 첫날인 20일 저녁 금강산호텔에서 북측이 주최한 환영 만찬에서 단체상봉에서 못 다한 이야기꽃을 이어갔다. 이날 오후 5시 15분께 시작된 만찬에는 남측 이산상봉자와 동반가족, 북측 가족 전원을 비롯해 상봉 행사를 주관한 남북 적십자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북측 가족들은 북한 가요 ‘반갑습니다’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한복 차림으로 먼저 입장했다. 북측 가족들은 뒤이어 입장한 남측 가족들을 손을 잡으며 반갑게 맞았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앞선 단체상봉 때보다 한결 편안한 모습을 보이며 서로 음식을 챙겨주고 사진을 찍는 등 단란한 시간을 보냈다.


만찬 식탁에는 ‘닭고기 냉묵’, ‘오이숙장졸임’, ‘송어구이’, 인삼으로 만든 ‘인풍술’ 등이 올라왔다.


리충복 북한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이 뜻 깊은 상봉은 북남 관계개선과 통일을 절절히 바라는 겨레의 지향과 염원에 부응해 북과 남이 공동의 노력으로 마련한 소중한 결실”이라고 말했다.


리 부위원장은 그러면서 “특히 금강산지구에 내린 폭설로 상봉준비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서로 힘을 모아 난관을 극복해나감으로써 합의된 날짜에 상봉행사를 보장할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유중근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이산가족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인도적 사업이며 가장 인간적이며 민족적 과제”라며 “근본적 해결방안을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 시간이 없기 때문에 (해결책 마련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