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유엔총회서 `10.4선언’ 공방펴나

남북이 이달 말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10.4 남북정상선언’ 이행 등에 대해 간접적으로 공방을 펼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남북은 오는 23일부터 10월1일까지 열리는 유엔총회에 각각 대표단을 파견한다. 우리 대표단은 한승수 총리가 이끌며 북한은 박길연 외무성 부상이 단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유엔총회의 주요 의제는 저개발국에 대한 개발원조와 식량.에너지 위기, 기후변화, 인권문제 등이지만 남북한은 과거부터 기조발언을 통해 남북관계와 북핵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혀왔다.

외교 소식통은 16일 “한 총리는 기조발언을 통해 북핵문제와 남북관계를 비롯한 한반도 정세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북한도 최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과 비동맹회의 등 국제무대에서 `10.4 정상선언’ 이행에 대한 지지여론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어 이번 총회에서도 비슷한 주장을 펼 가능성이 적지 않다.

특히 작년 유엔총회에서 10.4 정상선언에 대한 지지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된 바 있어 북한으로서는 이를 근거로 남측에 대한 압박 전술을 구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북한은 남측을 향해 `6.15 남북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이행에 대한 의지를 밝혀라’며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을 우리측에 전가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6.15와 10.4선언을 포함한 과거 모든 남북 간 합의의 이행 여부를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남북이 유엔총회장에서 얼굴을 맞대고 공방을 주고받는 장면은 없을 전망이다.

한 총리의 기조연설은 25일로 예정돼 있는 반면 북측은 예상대로 박길연 부상이 참가한다면 남측 대표단이 귀국한 이후인 오는 30일이나 10월1일께 기조연설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외교 소식통은 “9일간 190여개 모든 참가국들이 기조연설을 하는데 직급 순에 따라 순서가 매겨진다”면서 “대부분 장관급 이상이 단장을 맡기 때문에 북한에서 부상이 온다면 우리보다 훨씬 뒤로 밀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 등 주요 우방들이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북한의 주장이 결의문 형태로 채택될 가능성도 희박하다.

이 소식통은 “북한이 자신들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전개하는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총회에서는 또한 북한이 검증체제 구축에 대한 이견으로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핵문제에 대해 어떤 주장을 펼 지도 관심이다.

북한은 과거에도 유엔총회를 핵문제 등에 있어 대미 비난의 장으로 활용해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 유보에 대해 비난할 것으로 관측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