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외교관 워싱턴서 첫 만찬 회동

남북 외교관들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 시내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가졌다.

북한 한성렬 유엔주재 차석 대사가 이날 한미연구소(ICAS) 주최 심포지엄에 참석한 후 남북간 유엔채널 한국측 파트너인 위성락(魏聖洛) 주미공사가 초청한 저녁식사에 참석한 것. 뉴욕채널이 워싱턴에서 열린 셈이다.

남쪽 3명, 북쪽 2명이 참석한 회동은 오후 7시 시작돼 1-2시간의 만찬으로 끝나지 않고, 호텔 바로 자리를 옮겨 이튿날 새벽까지 이어질 만큼 분위기가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차석 대사가 “내가 여기 오기 이렇게 어렵나” 할 정도로 유엔주재 북한 고위외교관이 미 국무부의 여행허가를 얻어 워싱턴을 방문하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이지만 미국 땅에 있는 남북 외교관이 워싱턴에서 이런 모임을 가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런 교류는 홍석현(洪錫炫) 전 주미대사가 지난 6월30일 뉴욕으로 가 박길연 북한 대사를 만나 서로 워싱턴과 뉴욕을 오가며 교류를 갖자고 제의함으로써 물꼬가 트였다.

남북 뉴욕채널의 이날 워싱턴 회동에서도, 후식 시간에 이태식(李泰植) 주미대사도 합류, 한동안 자리를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이날 모임에서 나눈 얘기에 대해 “미국에 있는 남북 대사관간 이런 격의없는 대화채널이 북한 핵문제 해결에 기여토록 하자는 데 공감하고, 남북관계가 현 단계까지 발전한 것을 서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한 차석 대사는 제4차 북핵 6자회담 공동성명 합의대로 5차회담이 11월초 열릴 것도 분명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남북 외교관들은 초반엔 북핵 문제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으나, 많은 시간을 개인문제 등을 얘기하며 친교를 쌓았다고 한다.

북핵 문제에 대해 한 차석 대사는 오후 심포지엄에서 밝힌 입장을 대체로 반복했으며, 한국측은 “북한의 입장이 뭔지는 알겠으나, 이제 이행과정에 들어섰으니 상황을 진전시켜볼 수 있도록 만들어 보자”고 말했다고 참석자는 전했다.

이 참석자는 “오늘 모임은 기본적으로 남북 외교관들간 사교 모임 성격이지, 어떤 문제에 대해 협상을 하는 자리는 아니었다”며 “가볍게 대화하며 친교를 나눴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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