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열차시험운행 이번엔 가능할까

남북이 14∼15일 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협위) 실무접촉을 갖고 열차시험운행 문제를 논의하면서 이번에는 열차가 남북을 오갈 수 있게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사업은 2000년 7월말 경의선 철도연결에 합의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도로는 2004년 12월부터 이용하고 있지만 철도는 공사가 거의 끝났어도 아직 열차는 다니지 못하는 상태다.

이 사업에는 총사업비 8천164억원 가운데 이미 대북 자재.장비 차관 1천500억원 가량을 포함해 6천500억원 안팎의 비용이 투입됐다.

이번 실무접촉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남북이 그동안 합의문이나 공동보도문에 열차 시험운행의 시기를 넣어 합의하고도 지키지 못한 게 5차례에 달하기 때문이다.

2004년 3월 5일 제8차 경협위에서 `올해 안에 1차적으로 경의선 개성-문산, 동해선 온정리-저진 사이 가능한 구간에서 철도시험운행을 진행한다’고 합의문에 처음 명문화한 이후 경협위에서 공식 합의한 것만 3차례다.

2004년 6월 9차 경협위에서는 열차 시험운행을 2004년 10월, 개통을 2005년에 각각 하자고 했었고 2005년 7월 10차 경협위 때는 군사보장조치가 조속히 마련되는데 따라 2005년 10월 시험운행을 거쳐 그해 내에 개통식을 갖자고 합의했지만 모두 지키지 못한 것이다.

그 후 2005년 7월 30일 철도도로연결 실무협의회 5차회의에서 그 해 10월 하순에 하기로 했었고 작년 5월 12일 제12차 철도도로연결 실무접촉에서는 같은 달 25일로 시험운행 날짜까지 박았지만 하루 전날 무산됐다.

이는 북측 군부의 반대 때문이었다는 게 정부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어 지난해 6월 제12차 경협위에서 우리측은 열차시험운행을 북측 관심사인 8천만달러 어치의 경공업 원자재 제공사업 이행조건으로 연계해 합의하면서 추진력을 확보했지만 다음달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날아가버렸다.

당시 경공업-지하자원협력 합의서에는 `남측은 8월부터 경공업 원자재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어 사실상 열차시험운행을 늦어도 8월까지 실천하기로 간접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해석됐었다.

눈에 띄는 것은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열차시험운행을 사이에 두고 앞에는 군사적 보장조치 확보가, 뒤에는 경공업-지하자원 합의서 발효 문제가 각각 자리잡게 됐다.

결국 `군사보장→시험운행→경공업 원자재 제공’ 순서인 셈이다.

이 가운데 초미의 관심사는 군사적 보장조치다. 작년 5월 시험운행이 무산된 것도 군사적 보장을 확보하지 못한데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군사적 보장이란 남북 군사당국이 열차와 인원의 군사분계선(MDL) 통과를 허용하고 각측 지역에서의 안전을 보장하는 조치를 말한다.

현재 경의선.동해선 도로를 오가기 위한 군사보장은 2003년 1월 남북이 합의한 `동.서해지구 남북관리구역 임시도로 통행의 군사적 보장을 위한 잠정합의서’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도로에 국한한 것인 만큼 철도 운행을 위해서는 별도의 군사보장조치가 필요한 것이다.

방법은 다양하다.

확실한 방법은 현재 `임시도로 통행 잠정합의서’의 대상과 기간을 확대해 새로운 합의서를 만드는 것이다. 대상을 도로 뿐 아니라 철도로 확대하고 기간도 `잠정’이란 단어를 떼어내 영구적인 효력을 갖추는 방법인 셈이다.

그 다음으로는 철도에 한해 잠정 합의하는 방식이 있지만 북측은 향후 개통식과 정기운행에 앞서 다시 한 번 군사보장 카드를 활용하려 할 공산이 큰 만큼 이처럼 `높은 수준’의 보장이 나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 때문에 시험운행에 한해서만 1회성 보장이 이뤄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형국이다.

이밖에 탑승자 명단 통보로 군사보장을 갈음하는 방법도 있다.

이는 지난해 5월 군사보장이 이뤄지지 않자 우리측이 정전협정 1조7항을 준용해 시도한 고육지책이었지만 이미 실패한 경험이 있기에 이번에는 다시 전철을 밟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측은 이런 전력을 감안해 시험운행 날짜를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군사적 보장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반해 북측은 경공업 원자재를 빨리 받고 싶어 하는 만큼 작년처럼 먼저 택일을 하고 군사적 보장을 논의하자는 식으로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아울러 우리측은 20차 장관급회담에서 쌀 차관 제공을 논의하는 경협위 개최시기를 6자회담 `2.13합의’의 초기조치 이행 시한 뒤로 잡은 만큼 시험운행 시기도 되도록 늦춰 잡으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관측은 시험운행이 이뤄지면 바로 우리 측이 경공업 원자재를 제공해야 하는 구도 때문에 제기되고 있다.

이런 복잡한 상황 때문에 결국 열차시험운행 시기를 잡는 문제는 4월 18일부터 열리는 제13차 경협위로 넘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협상 결과가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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