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역사학자들, 고려왕궁터 발굴재개 협의

남북한의 역사학자들이 오는 23일 개성에서 만나 고려왕궁터인 ‘만월대(滿月臺)’ 발굴 작업의 재개문제를 협의한다.

남측의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신준영 사무국장은 16일 “지난해 봄, 가을 두 차례 고려왕궁터인 개성 만월대 서부 건축군 발굴 후 올해 처음으로 실무협의가 열린다”며 “애초 지난 4월 발굴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새 정부가 들어서 사업이 미뤄졌다가 최근 재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협의에 북측에선 중앙역사박물관, 민족화해협의회의 실무진이 나오며 남측은 땅이 얼면 발굴이 어려운 점을 감안, 11월 초 발굴을 재개할 것을 제안할 예정이다.

남측 역사학자 10명, 북측 40명으로 구성된 공동 발굴단은 지난해 5~6월 만월대 서부 건축군가운데 1만평에 대한 시굴을 거쳐 같은 해 9~11월 1천평을 본격 발굴한 결과 11동의 건축물 기초와 회랑, 배수구 등을 찾아냈다.

고려청자와 청자기와, 명문기와 등 고려시대 왕궁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유물도 대거 출토됐다.

발굴에 참여한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이들 유적과 유물 약 2천점을 소개한 책자를 최근 냈고, 북측도 지난 8월말부터 평양 중앙역사박물관에서 출토 유물 전시회를 열고 있다.

신 국장은 “당시 왕궁 소실 후 600년이 넘었지만 남북 공동 발굴단의 자료를 토대로 평면도와 각 건축물의 모습을 가늠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1만평에 달하는 서부 건축군 전체 발굴은 15년, 만월대 전체는 3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송악산 남쪽 구릉에 있는 고려 왕궁은 919년 왕건이 창건한 이후 거란족의 침입과 이자겸의 난으로 두 차례의 화재를 겪고 중건됐으며 1362년 황건적의 난 이후에는 폐허가 됐다.

남북역사학자협의회는 2006년 7월 북측과 공동으로 발굴을 할 계획이었으나 같은 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인해 한반도 정세가 경색되면서 사업이 연기되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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