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역사인물.사건 평가에서 큰 차이

남북 역사학자들이 공동으로 펴내기로 한 ‘역사용어사전’의 집필을 위해 양측이 지난 6월 교환한 원고를 검토한 결과 일부 용어가 다른 것을 제외하면 서술 내용상 현격한 차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중요하게 취급되는 특정 사건과 인물에 대한 `평가’에선 비교적 큰 차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역사학자협의회(남측위원장 서중석 성균관대 교수)’측에 따르면, 인물의 경우 남측은 조선 중기의 대표적 유학자이자 정치가인 우암 송시열을 높게 평가한 데 비해 북측은 유교적 사회질서를 중시하는 송시열을 `봉건적.보수적’ 인물로 묘사, 상대적으로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북측은 대신 양반 신분으로서 `양반 타도’를 외치며 1884년 갑신정변을 일으켰지만 결국 `3일 천하’로 끝난 개화파 김옥균을 남측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 개념의 하나로 `자본주의 관계의 발생’이라는 표제어 서술에서 남측은 “탈 중세가 곧 근대 자본주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중세 이후 자본주의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단계나 측면이 있었다고 본 반면, 북측은 “탈 중세에서 근대 자본주의로 바로 넘어간다”는 입장을 취했다.

역사적 사건의 명칭에서도, `임진왜란(남)-임진조국전쟁(북)’, `3.1운동(남)-3.1인민봉기(북)’, `동학혁명 또는 갑오농민전쟁(남)-갑오농민전쟁(북)’ 등으로 남북은 강조점에 따라 서로 다른 용어를 썼다.

홍순권 동아대 사학과 교수는 “이미 북한의 조선전사 등 여러 자료를 통해 우리도 북측의 역사 서술이나 용어, 표현을 많이 알고 있다”며 “3권의 편찬 사업이 모두 마무리돼야 남북의 차이점과 공통점에 대해 보다 종합적인 비교.분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역사학자들의 역사용어 공동연구 작업은 오는 11월말께 첫 결과물을 내놓을 전망이다.

남북 역사학자들은 고조선부터 3.1운동까지 한반도 역사의 중요 인물과 사건, 개념을 용어 900개로 압축해 고조선~후삼국(1권), 고려~조선 중기 임진왜란 이전(2권), 조선 중기 임진왜란~1919년 3.1운동(3권) 등 3권으로 나눠 편찬키로 합의했었는데, 그중 남북간 역사인식의 차이가 가장 적은 시기에 해당하는 제3권의 집필이 11월말 마무리된다고 협의회측은 17일 설명했다.

용어별 분량의 경우 각 용어의 비중에 따라 표제어를 특대, 대, 중, 소로 나눠 각각 30장, 15장, 10장, 5장 분량으로 서술키로 했기 때문에 남북간 별 차이가 없다.

신준영 협의회 사무국장은 “집필이 마무리돼도 곧 바로 출판되는 건 아니다”며 “사전으로 출판하는 문제는 우선 3개년 연구를 끝낸 뒤 남북이 추후 논의하기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1차 연구물은 이번 사업을 지원하는 한국학술진흥재단에 논문 형태로 제출되며, 이후 2, 3단계 집필 작업이 계속된다.

남측위원장 서중석 교수는 “연구 사업이 앞으로도 잘 이뤄져서 남북이 역사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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