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쌍방향 경협’ 어떻게 구현되나

항만.도로.철도 등 SOC 투자 통해 남북 ‘윈-윈’ 추구비료.식료품 공장 건설로 ‘고기잡는 법’ 전수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논의할 남북경협의 원칙으로 ‘생산적 투자협력, 쌍방향 협력’을 제시하면서 이 원칙들이 어떤 사업들을 통해 구체화될 지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이 같은 원칙을 제시하면서 “우리에게는 투자의 기회가, 북한에는 경제회복의 기회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윈-윈’ 전략인 셈이다.

정부 당국자는 “참여정부의 남북 경협사업 기본 방향은 원래부터 일방적인 지원보다는 남북 모두에게 이익이 돼야 한다는 데 방점이 찍혀 있었다”면서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를 재확인함으로써 앞으로의 경협도 이 같은 원칙을 바탕으로 힘있게 펼쳐나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의 말처럼 정부가 현재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기존 사업들도 ‘쌍방향 경협’이다. 개성공단 사업이 대표적으로, 남측의 자본과 북측의 값싼 노동력이 결합해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경공업-지하자원개발 협력사업도 마찬가지다.

남측이 경공업 원자재를 북측에 제공하면 북한은 이를 지하자원 등으로 갚는다는 것으로, 남북이 각각 상대적으로 풍부한 자원을 맞바꾸는 사업으로 단순화할 수 있다.

정부는 정상회담을 앞두고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이 같은 원칙에 맞는 경협 프로젝트를 추리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우선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SOC 투자는 단기적으로는 막대한 자본이 ‘일방적으로’ 투입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남북이 각종 경협사업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인프라를 확충하고 북한의 경제회복을 위한 ‘기초체력’을 다진다는 의미가 있다.

“한반도경제공동체라는 관점에서 길게 내다봐야 한다”는 한 당국자의 말도 당장의 대북 ‘투자 액수’ 보다는 이로 인해 추후 남북이 거둘 수 있는 수확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SOC 투자 대상으로는 북한의 철도 현대화나 남포항을 포함한 항만시설 보수, 개성-평양고속도로를 비롯한 도로 보수 등이 거론된다.

인프라가 열악해 민간차원의 경협사업이 소규모 교역에 머문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남측이 경공업을 지원하는 대가로 북한 단천지역 광산의 이용권을 획득한다 해도 주변 지역의 철도나 도로 사정이 열악해 남측으로 광물을 옮겨오는데 엄청난 물류비용이 필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반도종단철도(TKR)를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및 중국횡단철도(TCR)와 연결해 한반도를 러시아.중국을 지나 유럽과 연결시키겠다는 포부도 북측의 철도 현대화가 선행되지 않는 한 어려운 과제다.

발전소와 송전선의 개.보수도 검토될 만하다. 광업진흥공사가 투자한 북한 정촌 흑연광산이 전력부족으로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는 데서 보듯 심각한 전력난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북한에서 사업을 벌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비료공장, 식료품공장 등을 지어주는 방안도 있다. 매년 막대한 양의 쌀과 비료를 단순 지원하기 보다는 북측이 자력으로 살아갈 기반을 마련해준다는 것으로, ‘고기 대신 고기잡는 법’을 가르쳐준다는 차원에서 적극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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