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신년사 ‘닮음꼴’…화두는 ‘경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새해를 맞아 발표한 신년사와 북한이 1일 발표한 노동신문.조선인민군.청년전위 3개지 공동사설(신년사)에서 모두 ’경제문제’를 올해 화두로 제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남북한의 신년사 발표 주체와 형식, 격 등에서 차이가 있지만 올 한해 정책과제와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유사하다.

노 대통령은 “국민의 살림살이가 한결 나아지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고 말했으며 북한 공동사설은 “사회주의 경제강국 건설을 위한 공격전을 힘차게 벌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원론적 수준에서 양극화와 고용문제, 부동산, 환율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방침을 설명했지만 북한의 공동사설은 ▲과학영농을 통한 ’먹는 문제’ 해결 ▲경공업 혁명 ▲전력.석탄.금속.철도운수 등 인민경제 4대선행부문 발전 등을 과업으로 제시했다.

특히 이들 문제는 경제적 격차가 분명한 남북한의 상황 속에서도 국민들이 피부로 체감하는 민생경제라는 점에서 사회적 불안심리를 잠재우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또 난관을 이겨낸 국민들의 역량을 강조하고 ’희망’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미래에 대한 낙관주의를 심어주려고 한 대목도 닮음꼴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 국민은 지난날에도 여러 차례 난관과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나라를 발전시켜왔다”며 “우리 국민의 역량이라면 앞으로도 못해낼 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신감을 갖고 더 큰 희망을 만들어 나갑시다”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공동사설에서 “우리 군대와 인민은 당이 펼쳐준 승리의 여명에서 커다란 신심을 얻고 영웅적 투쟁을 벌여 모든 분야에서 자랑찬 성과를 이룩했다”며 “그 어떤 힘도 행복을 누릴 그날을 앞당기기 위해 싸워나가는 우리 군대와 인민의 힘찬 진군을 가로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핵 문제와 같은 중요한 대외문제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다는 점도 남북한의 신년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이다.
그러나 경제를 올해의 핵심 이슈로 꼽고 있는 남북한 신년사의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내용적인 차이는 경제력의 격차만큼이나 매우 크다.

북한은 ’먹는 문제’, 경공업, 에너지 공업 등 사회기반이 되는 기본적인 산업의 발전에 강조점을 뒀다면 노무현 대통령은 발전된 자본주의 시장에서 생겨나는 부동산과 환율 등의 불안요소 제거와 서비스 산업 활성화 등에 방점을 찍고 있다.

또 북한은 공동사설에서 남한의 대통령 선거 등을 거론하면서 남북관계에 대한 적극적인 입장을 개진했지만 노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한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는 것도 차이점으로 꼽을 수 있다.

한 전문가는 “남북한을 막론하고 신년사는 사회 내부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비전을 제시하는 성격을 가진다”며 “그런 면에서 저발전의 상태를 극복해야 하는 북한이나 고도로 발전된 상황에서 생겨나는 사회적 부작용들을 치료해야 하는 남한이나 경제는 가장 중요한 분야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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