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스포츠교류, ‘정치쇼’로 전락 우려

2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안상수 인천시장이 오는 2014년 아시안게임을 평양과 공동 유치하겠다고 깜짝 발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천은 지난 4월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총회에서 국내 유치후보도시로 결정됐지만 정작 KOC에서는 북한측과의 공동 유치에 대해 일체 언급이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인천이 광주.전남을 따돌리고 국내 유치후보도시로 결정된 것은 동북아의 허브공항을 자처하는 인천의 지역경제 발전을 돕기 위한 배려가 크게 작용했지만 남북공동유치는 전혀 논의의 대상이 아니었다.

이와 관련, KOC 관계자는 “안상수 시장이 방북 직전 김정길 위원장에게 전화를 해 공동유치 가능성을 타진하길래 원론적인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렇게 전격 발표할 줄은 몰랐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이 관계자는 “인천이 평양과 공동유치를 하려면 총회를 다시 열어 재논의해야 하고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의 입장도 들어보는 등 복잡한 절차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안 시장이 2014년 아시안게임 남북 공동유치를 발표한 것은 내년으로 다가온 지자체장 선거를 다분히 의식한 정치적인 행보가 아닌가하는 추측을 낳고 있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등 국제종합대회를 유치하거나 단일팀을 구성하기 위해선 반드시 국가올림픽위원회(NOC)간의 최종 합의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안 시장은 KOC나 조선올림픽위원회가 아닌 스포츠와는 전혀 무관한 북측의 민족화해협의회와 합의했다고 밝혀 교류의 기본마저 파악못한 ’촌극’이라는 지적도 있다.

사실 일부 정치인들이 북한과의 스포츠 교류를 자신의 ’인기몰이’로 사용한 예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안 시장은 지난 달에도 월드컵 최종 예선전을 앞두고 중국 쿤밍에서 맹훈련중인 북한 축구대표팀과 인천프로축구팀인 인천 유나이티드간의 ’깜짝 경기’를 추진하려다 불발에 그친 바 있다.

또 지난 1월에는 이명박 서울시장이 대한축구협회와는 전혀 협의도 없이 ’경평축구’를 정례화시키겠다고 공언했지만 현재 진척된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이 시장의 발표에 대해 축구협회에서는 “전혀 모르는 일로, 서울시 당국에도 알아봤지만 처음 듣는 얘기라는 답변을 들었다”며 배경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보였었다.

뿐만아니라 지난 해 아테네올림픽 기간에는 안민석 국회의원(열린우리당)이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에 남북단일팀 출전에 합의했다고 발표하는 바람에 한때 남북 체육계의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기도 했다.

안 의원 말대로 남북간에 단일팀 출전 합의가 이뤄졌다면, 토리노동계올림픽이 내년 2월인 점을 감안할 때 지금쯤은 단일팀 구성에 따른 세부적인 논의가 활발히 진행돼야하는데 아무런 움직임도 없다.

정치인들에게 북한 관련 스포츠이벤트는 자신의 주가를 한껏 올릴 수 있는 호재일지는 모르지만 툭하면 쏟아지는 단일팀이나 공동유치 ‘깜짝쇼’가 정작 원활한 남북스포츠교류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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