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사업 합의 봇물…이행은 차기정부 몫

남북 정상회담과 총리회담에서 합의된 내용을 이행하기 위한 양측 간 접촉이 연말에도 이어지면서 다양한 합의를 쏟아내고 있지만 대부분 사업의 이행이 차기 정부의 몫으로 넘겨져 추이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측 일각에서 정상선언과 총리회담 합의 내용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데다가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연계된 서해 공동어로구역과 이와 맞물린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와 같은 민감한 분야에서는 합의를 미루고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적지 않은 사업들이 차질을 빚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10.4 정상선언’ 이후 24일 현재까지 정상선언을 이행하기 위해 남북 회담과 접촉을 21차례 했고 현지조사는 11차례 실시했다.

정치 분야에서는 세차례 예비접촉에 이어 11월14~16일 제1차 총리회담이 열렸고 군사 분야에서도 11월 27~29일 제2차 국방장관회담을 비롯해 장성급회담, 군사실무회담 등 6차례 회담이 있었다.

또 가장 접촉이 활발한 분야인 경제 분야에서는 경제협력공동위를 비롯해 개성공단협력분과위와 보건.환경협력분과위, 농업수산협력분과위 등 9차례 회담 및 접촉이 있었고 현지조사도 11차례나 실시됐다.

의제별로는 정상선언 합의내용 중 총리회담과 국방장관 회담, 경제공동위 개최, 문산-봉동 화물열차 운행 등 4개 의제가 이행이 완료됐고 남북 공동관리구역(개성공단.금강산) 3통(통행.통신.통관)을 위한 군사적 보장 합의와 철도.도로 개보수를 위한 현지조사 착수 등 많은 의제들이 구체적인 진전을 이뤘다.

하지만 연내 이행하기로 한 정상선언과 총리회담 합의사항 가운데 해를 넘기는 내용들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정상선언의 핵심 합의사항인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조성도 공동어로구역 설정 문제에 막혀 전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를 논의할 서해지대추진위원회가 오는 28일부터 이틀간 개성에서 열리지만 현재로선 실질적인 합의가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와 함께 서해상 공동어로구역 설정 문제가 진전을 보지 못함에 따라 `금년 중 해주경제특구와 해주항 개발을 위한 실무접촉과 현지조사를 한다’는 총리회담 합의내용도 내년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또 총리회담 합의서에서 남측 인원과 차량들이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개성공단을 편리하게 출입할 수 있도록 연내에 통행절차를 개선하기로 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시행 시기를 정하지 못했다. 지난 20일 군사실무책임자 접촉에서 2008년 `1월 중순부터’ 변경된 통행절차를 시행하기로 합의하는데 그쳤을 뿐 구체적 시기는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내년부터 개성공단 인터넷, 유.무선전화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한 1만회선 능력의 통신센터를 금년 내 착공하기로 합의했으나 이 또한 해를 넘기게 됐다.

이밖에도 남북은 지난 20~22일 개성에서 개성공단협력분과위 1차 회의와 보건의료.환경보호협력분과위1차 회의를 동시에 열어 각각 7개조의 합의서와 부속서, 4개조 10개항의 합의서를 각각 채택했다.

남북은 이들 회의를 통해 내년 중 개성공단 통근열차 운행과 개성공단내 북측 근로자용 숙소 건설, 사리원 인민병원 현대화사업 착수, 내년 상반기 중 약솜공장 건립 등 사업에 합의했지만 사업 원칙과 대략적인 시간만 확정됐을 뿐 구체적인 시간이나 방법 등은 확정하지 않았다.

이처럼 남북이 민감한 분야는 제외하고, 총리회담과 경제협력위의 합의 일정에 따라 연말에 다양한 합의를 내놓고 있지만 내용이 구체적이지 못하고 합의 이행방법 등은 다음 협의로 미룸으로써 차기 정부에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남북이 25~28일까지 부산에서 갖는 `남북 조선 및 해운협력분과위원회’ 1차 회의와 28일부터 이틀간 개성에서 여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추진위원회 1차 회의에서 어떤 합의를 내놓을 지 관심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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