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베이징회동 내용과 의미

13개월 만에 26일 개막하는 북핵 6자회담을 앞두고 남북 대표단이 24일 회동을 가지면서 그 배경과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남북 접촉은 베이징(北京) 시내 모 음식점에서 남과 북의 수석대표인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차관보와 김계관(金桂寬) 외무성 부상을 포함, 양측에서 각각 4명씩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 40분 가량 진행됐다.

이 접촉은 우리 대표단이 23일부터 베이징에 도착한 이후 공개한 첫 양자접촉으로, 남북간 상호 접촉의 필요하다는 공감대 위에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접촉 시간이 보여주 듯이 심도있는 논의보다는 이번 회담에 임하는 서로의 입장을 파악하기 위한 ‘탐색전’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우리측이 지난 14일 한ㆍ미ㆍ일 3자 접촉에 참여했고 북한도 23일 도착한 이후 중국측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주변국의 입장에 대한 설명도 주고 받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송민순 차관보는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실질적 진전을 이뤄야 하고 앞으로 한반도 비핵화의 문제를 실현하기 위한 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설명했다.

이에 비춰 ‘실질적 진전’과 ‘비핵화’라는 큰 제목에는 공감한 것으로 해석되지만 세부적으로 어떤 사안을 거론하고 어떤 이견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이번 회담 기간에 이날 같은 형태의 접촉을 자주 갖고 문제 해결 및 성과 도출에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은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이는 남북 접촉이 6자회담의 틀내 이견 조율에 중요 통로가 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6자회담 재개과정에서 우리측이 주도적ㆍ창의적 역할을 강조하고 핵문제 해결에 남북관계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향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도 6자틀내 남북접촉의 유용성에 대해 공감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또 회담 기간 등 회담 형식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회담 기간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우리측 입장에도 동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긍정적인 흐름 못지 않게 일부 입장 차이도 있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그동안 북한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전해왔던 ‘조선신보’가 북한이 이번 회담을 북ㆍ미 정치군사적 대결구도를 청산하는 장이 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난 22일 보도한 점에 비춰 이날도 이에 대한 의견이 오갔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측이 “6자회담이 군축의 과정이 돼야 할 것”이라는 조선신보 보도 내용을 직접적으로 거론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우회적으로라도 북측의 진의 파악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 외무성이 지난 22일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시켜야 할 것”이라고 한 점 등으로 미뤄 북한은 이날 접촉에서 현재 6자회담 구도에서 우리측이 받아들이기 힘든 ‘군축회담’ 주장을 내놓았을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측은 200만kW 대북송전 계획인 ‘중대제안’에 대한 공식 반응도 떠봤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북한이 이에 대한 입장을 먼저 밝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송민순 차관보는 이에 대해 “이번 6자회담에서 논의될 수 있는 많은 문제에 대해 협의했지만 구체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답변을 피했다.

북한이 조선신보가 보도한 흐름에서 반응했다면 대북 송전의 유용성은 인정하지만 핵무기 포기의 직접적인 동기가 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수준으로 언급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 북한측에서는 중대제안의 세부 사항에 대한 추가 질의를 했거나 한ㆍ미ㆍ일 진영이 내세우고 있는 다자안전보장안 구상에 대해서도 물어봤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게 회담장 주변의 관측이다.

이날 접촉은 남북이 회담의 실질적인 진전을 위해 공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핵무기 보유를 전제로 한 ‘군축’이라는 단어가 다시 언론을 통해 나오는 회담 전 분위기로 볼 때 이번 회담과정도 쉽지 않아 보인다./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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