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무슨 얘기 주고받을까

우리 정부 대표단이 14일부터 3박4일간 평양에서 진행되는 6.15 공동선언 5주년 행사를 통해 북측과 무슨 얘기를 어떻게 주고받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측 대표단은 통일대축전 개ㆍ폐막식에 참가하는 것 외에도 북측 당국과 오ㆍ만찬을 4차례나 갖고 북측의 최고위급 인사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예방하기로 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측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측근인 김기남 단장과 권호웅 내각책임참사 외에도 노동당 통일전선부의 림동옥 제1부부장과 최승철 부부장 등 대남 실세들이 총출동하는 점은 뭔가 중요한 대화가 오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실어준다.

게다가 첫 날 밤 북측이 마련한 환영만찬에는 박봉주 내각총리가 참석한다.

이처럼 접촉 기회가 많고 이번 행사가 정식 회담이나 협상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에는 평소 회담장에서는 하기 어려웠던 말도 자연스럽게 큰 부담 없이 오갈 수 있고 대화 소재도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화 가운데 최대 관심사는 북핵 및 6자회담에 대한 논의 내용이다.

정부가 일단 이번 행사를 통해 핵 포기시 체제안전을 보장하고 북ㆍ미간 ’보다 정상적인 관계(more normal relations)’ 개선을 추진한다는 지난 11일 한미정상회담의 메시지를 북측에 전달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한미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북측을 직접 만나 회담 당시의 분위기를 전달하면서 6자회담 복귀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북측의 판단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우리측이 지난 5월 차관급회담에서 북측이 6자회담에 복귀할 경우 핵문제 해결을 실질적으로 진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제안’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전한데 이어 노 대통령도 13일 6.15 학술회의에서 이를 재확인한 만큼 이런 입장도 다시 강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고문 자격으로 방북한 박재규(朴在圭) 경남대 총장은 지난 13일 “우리 당국 대표단에게 공식적으로는 아니더라도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반응을 보일 것이며 그 반응은 부정적인 것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북측은 물론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문제삼으며 이번 정부 및 민간 대표단 방북인원 규모를 줄여줄 것을 요청하면서 내걸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인 스텔스기의 한반도 배치 등에 대해 불만을 표시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작년 7월부터 남북 당국 간대화가 끊긴 직접적인 계기가 됐던 고(故) 김일성 주석 10주기 조문불허 문제 등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갈 가능성이 높지만 그간의 묵은 감정을 털어나가는 과정이 될 것으로 북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이번 양측 대표단의 구성에 비춰 내주로 다가온 제15차 장관급회담을 비롯해 향후 재개될 다양한 당국 간 회담 개최 문제도 자연스럽게 거론될 전망이다.

우리측 단장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북측 권호웅 책임참사가 장관급회담의 남북 수석이며, 박병원 재경부 차관과 최영건 건설건재공업성 부상이 경제협력추진위원회 남북 위원장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산가족 상봉이나 쌀 차관 문제, 경의ㆍ동해선 도로 개통식이나 철도 이용 문제도 부담 없이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북측에서는 지난 달 차관급회담의 합의를 통해 지원된 비료에 대해 사의를 표시할 수도 있고 추가 지원 문제를 꺼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 장관은 그러나 이날 방북에 앞서 “이번 행사는 회담이나 협상이 아니라 6.15를 기념하는 행사 그 자체이며 그것이 방북 목적”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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