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대학원생이 러시아 모스크바 국제관계국립대학(MGIMO)에서 북핵문제를 주제로 논문을 제출, 동시에 석사학위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13일 동포신문 ‘겨레일보’에 따르면 주인공은 이 대학 국제학과를 나와 석사 과정을 밟은 남한 출신 이단비(23.여)씨와 정치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이수한 북한의 김철민(26)씨.
이들은 전공은 다르지만 지난달 ‘북핵’에 관련된 석사 논문을 각각 발표하고 논문 심사에서 나란히 통과했다.
이씨의 논문은 제목이 ‘북핵문제: 발전과정과 세계 정세에 미치는 영향’이며, 김씨 논문은 ‘한반도에서의 북핵문제: 그 역사와 현재’이다.
이씨가 6자회담 개최 등 세계 정세 속에서 북핵 사안을 연구했다면 김씨는 한반도가 역사적으로 많은 외침에 시달려 왔기 때문에 현재 북한이 핵을 보유할 수 밖에 없다는 이유를 단순히 체제 차원이 아니라 역사적 차원에서 다뤘다.
두 학생은 알렉산드르 니키친 교수 밑에서 논문을 지도받았고, 평가도 발레리 데니소프 교수로부터 동시에 받아 관심을 끌었다.
니키친 교수는 “두 학생은 한국어, 영어, 러시아어로 된 다양한 자료를 활용했으며 현재 북핵문제를 연구하는 관련 전문가와 맥락을 함께 하면서도 논문을 통해 평화적 해결이라는 입장을 나름대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데니소프 교수는 “6자회담과 북핵관련 논의에서 두 학생이 러시아의 역할을 강조하지 못한 점은 못내 아쉽다”고 말했다.
이씨는 1992년 부모를 따라 모스크바로 건너가 러시아학교를 졸업하고 2001년 모스크바 국제관계국립대학에 입학했다.
외교관을 전문적으로 육성하는 이 대학에는 현재 전체 학생의 30%인 외국인 유학생 중 40여명이 한국학생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