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대승호’ 先手 기피…기싸움하나







▲8일 북한 경비정에 나포된 어선 대승호 추정 이동경로 /김봉섭 기자

북한 경비정에 나포된 ‘대승호(41t)’ 송환문제를 놓고 남북 모두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는 등 선수(先手)를 피하고 있는 모양새다. 남북 당국의 ‘기싸움’으로 자칫 대승호 문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나포 이틀째인 9일 정부는 북측에 대북 통지문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현재까지 북한 측으로부터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통보가 없는 상황”이라며 “대북통지 등 대북조치를 취한 것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다만 “정부는 어제(8일) 국제법과 관례에 따른 북한 측의 신속한 조치와 함께 우리 선원들과 선박의 조속한 귀환을 촉구한 바 있다”며 전날 해양경찰청의 보도자료 입장만을 재확인했다.


이어 “북한 측의 입장표명이나 관련 상황은 예의주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혀 북한의 공식입장을 듣고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해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지난해 7월30일 인공위성항법장치(GPS) 고장으로 북측 경비정에 나포돼 한 달 만에 귀환했던 연안호(20t급) 사건 때 정부가 보였던 태도와는 사뭇 다르다. 당시 정부는 사건 발생 3시간 만에 해사 당국간 통신선을 통해 조기송환을 촉구하는 전통문을 보냈었다.


북한 역시 현재까지 대승호 문제에 대한 이렇다 할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어 지난해 ‘연안호’ 사건 때보다 조기송환 가능성이 어둡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연안호’ 사건 당시에는 한 달 동안 선원들을 억류했지만 사건 발생 당일 “현재 해당 기관에서 조사하고 있다”고 통보했고, 또 이튿날에도 군 통신선을 통해 “조사결과에 따라 선원들과 연안호 문제가 처리될 것”이라고 전했었다.


‘연안호’ 사건과 ‘대승호’ 사건을 전후한 남북관계 상황은 차이가 분명하다. 연안호 사건 당시에는 북한이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단을 서울에 파견해 3차 남북정상회담 카드를 내보이는 등 대화국면으로 전환을 시도했던 시기다.


반면 현 국면은 천안함 폭침에 따른 우리 정부의 5.24 대북조치 일환으로 진행된 합동해상훈련에 대해서 북한이 ‘물리적 타격 가능성’을 주장하는 등 남북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현재 우리 정부가 대승호 사건에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은 대승호가 북한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조업을 했는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다.


하지만 이면에는 천안함 사건에 따른 북한 책임을 묻고 있는 형국에서 대북제재 기조가 자칫 흩뜨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최진욱 남북협력연구센터 소장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우리 정부는 조급해 하는 행동을 보이거나 과잉대응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사건발생 위치 등 보다 명확한 판단과 북한의 의도를 판단해 대응하겠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최 소장은 이어 “자국민의 생명과 안전문제에 관한 것으로 북한 당국의 반응여부와 관계없이 조만간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건 발생이 24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정부의 대응여부의 적극성을 판단하는 것은 섣부르다”고 말했다.


향후 북한의 태도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를 곤욕스럽게 하기 위해 ‘인도적 차원에서 아무런 조치 없이 돌려보낸다’고 통보해 올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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