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금강산 사건 극명한 ‘시각차’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에 대해 3주간 침묵을 지키던 북한이 3일 남측의 현지조사 요구를 재차 거부하며 금강산 지역의 불필요한 남측인원을 추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금강산 지역 군부대 대변인 명의의 이번 담화를 통해 지난 1일 발표된 정부합동조사단(합조단)의 모의실험 결과 등 이번 사건에 대한 남측의 입장을 반박하며 사건의 책임을 남측에 돌렸다.

이에 따라 사건의 성격과 경위를 둘러싼 남북간 시각차와 쟁점이 분명하게 드러나면서 사태 해결을 위한 접점찾기가 더 어려워 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양측의 입장이 선명해졌고 북 측이 금강산 관광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오히려 극적 반전 가능성은 남았다는 분석도 있다.

먼저 우리 정부는 이번 사건의 성격을 군인이 저항능력도 없는 민간인 관광객에게 총격을 가해 사망케한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진상규명을 위해 남측 당국자들이 참가하는 남북 공동 현장 조사를 허용하라고 북측에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정체불명의 남조선 관광객이 우리의 군사통제 구역안에 불법 침입했다 사살되는 불미스러운 사고’라며 우발적 사고임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진상조사에 대해서도 북측은 “죽은 당사자를 금강산관광지에 상주하고 있던 남측 인원들이 현지에서 직접 확인하고 넘겨받아간 것으로도 충분하다”는 논리로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사건 경위와 관련해서도 남측과 북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합조단은 지난 1일 박왕자씨가 정지 또는 천천히 걷고 있던 중 100m 이내의 거리에서 총에 맞았을 것이고, 사건 현장과 비슷한 조건을 갖춘 해변에서 오전 5시께면 70m 거리에서 남녀의 식별이 가능하다는 모의실험 결과를 내놓았다.

합조단은 보다 정확한 진상 파악을 위해서는 현지 조사가 수반돼야 한다고 밝혔지만 이같은 결과를 토대로 국내에서는 북측의 ‘과잉대응’ 의혹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그러나 북측은 사건 당시 “날이 채 밝지 않은 이른 새벽의 시계상 제한으로 침입대상이 어디서 나타났는지, 그가 남자인지 여자인지조차 식별할 수 없는 조건”이었고 북한군이 신분을 확인하려 규정대로 여러차례 서라고 요구했으나 이에 불응하고 달아나 사격했다고 밝혔다.

북측은 이어 “관광객이 군사통제구역 안에 들어오지 않았더라면, 멈춰서라는 우리 군인의 요구에 응했더라면 죽음을 당하는 일은 애당초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사건의 책임이 전적으로 우리측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북한은 사건이 발생한 지점이 ‘최전방 군사통제구역’이고 현재 남북은 임시 정전상태 아래 대치하고 있기 때문에 ‘군사적 요구’가 더욱 철저히 준수돼야 하는 지역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남측) 인원의 신체.주거.개인재산의 불가침권을 보장한다’는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 관광지구의 출입 및 체류에 관한 합의서(이하 합의서)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남북이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를 사살한 것은 명백한 남북간 합의 위반이라고 규정하고 북측에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단 수용 및 관련 자료 제출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북측은 이에 대해 “그것(합의서)은 어디까지나 관광지안에서 관광객들의 신변안전과 무사귀환을 보장하기 위한 사항들을 규제하여 놓은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합의서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해 책임을 북측에 떠넘기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