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군사회담 `장소’놓고 신경전

남북이 군사실무회담 개최 장소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남북이 군사실무회담을 개최하자는 데는 상호 공감하면서도 각 측이 원하는 장소에서 개최할 것을 요구하면서 회담이 자꾸만 미뤄지고 있는 것이다.


북측은 개성공업지구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에서 열자고 주장하는 반면 우리측은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개최하자고 맞불을 놓은 상태다.


북한 지역 깊숙이 들어가서 하자는 북측과 관례대로 판문점에서 열 것을 주장하는 우리측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줄다리기를 하는 모양새다.


군은 북측이 한 번도 판문점을 벗어나 본 적이 없는 군사실무회담을 개성지구에서 열자고 주장하는 데는 노림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애초 개성지구에서 개최할 것을 요구했던 북측이 우리측의 판문점 개최 요구를 수용할 경우 대화의 주도권을 상실할 우려를 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장소문제가 본질적으론 회담 의제와 관계가 깊다는 것이 군의 분석이다.


북측은 이번 군사회담의 의제를 통행.통관.통신 등 ‘3통’문제에 한정시키기 위해 개성이란 장소에서 회담을 해 유리한 국면을 점하려는 의도를 보였다.


3통 문제는 거의 모두 남측에서 북측에 요구하는 내용이기에 북측으로서는 이를 빌미로 상당 부분의 경제적인 반대급부를 기대할 수 있는데다 이는 곧 남북관계 전반의 주도권 쟁탈전과도 연결될 수 있는 호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측은 군사회담에서 3통 문제만을 다루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26일 “3통 문제는 군사회담에서만 다룰 얘기가 아니며 통일부가 주가 되는 의제”라며 “우리는 군사회담 본연의 취지에 맞게 장소와 의제를 좀 더 원칙에 맞게 하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비록 남북이 지난 1일 개성공단 실무회담에서 3통 문제를 군사회담에서 다루기로 합의했지만 군사회담이 3통만을 다뤄선 안되며, 오히려 군사문제를 의제로 반드시 끼워넣어야 한다는 것이 국방부의 의지라는 뜻이다.


군사문제를 의제로 다루기 위해선 회담 장소를 개성이 아닌 관례대로 판문점에서 해야 하며 그래야만 회담을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3통 문제로부터 의제가 자유로워질 경우 이명박 대통령이 언급한 북한지역 국군유해발굴 사업을 비롯한 군사문제가 심도있게 다뤄질 수 있고, 이는 곧 장성급, 장관급회담을 위한 과정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군의 복안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