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군사실무회담 진행중…의제·급 줄다리기

남북 군당국은 8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을 위한 실무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 측 대표단에는 문상균 대령, 김도균 중령, 정소운 통일부 회담 1과장이 나섰고, 북측은 리선권 국방위 정책국 대좌(대령) 외 2명이 참가했다.


문 대령은 이날 오전 7시30분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판문점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오늘 춥지 않아 회담이 잘될 것 같다”고 짤막한 말을 남겼다.


남북 대령급 실무회담은 지난해 9월30일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오전회의는 54분만에 종료됐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보통 정치발언을 하는데 이번에는 정치발언 없이 곧바로 고위급 군사회담의 의제와 절차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점심식사 이후 오후 2시부터 회의를 속개한 가운데, 남북 대표단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실무회담이 오후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일단 양측이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직전 남북 군사실무회담은 서로의 주장만 펴다 오전 중에 종료된 바 있다.

회의가 끝나고 회담 결과 브리핑이 있기 전까지 결과를 예단하긴 어렵지만, 당초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가 분명해 회담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따라서 이번 한 차례 만남으로 고위급 군사회담의 의제와 급, 일정 등에 대해 합의를 도출하긴 쉽지 않아 추가적인 실무회담이 몇차례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첫 실무회담에서 무리하게 본회담 가능성을 결론짓는 것도 상대에게 대화의 진정성을 의심받는 빌미를 줄수 있다는 점에서 우선은 양측의 입장을 확인한 상태에서 추가적인 실무회담을 통해 본회담 성사 여부를 결정지으려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우리 정부가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를 우선하고 있는 만큼 실무회담에서 북한의 태도가 가장 큰 변수임에 틀림없다. 북한 역시 우리 정부가 요구하는 수위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이번 실무회담을 대할 수 있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1일 신년 방송좌담회에서 “북한의 자세가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바뀌어야만 회담도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지난달 20일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명의의 전통문을 우리측 김관진 국방부 장관에게 보내 남북고위급군사회담과 이를 위한 예비회담을 각 2월상순, 1월말 갖자고 제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