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군사실무접촉, 남북관계 ‘풍향계’될 듯

북한의 제의로 27일 남북 군사실무접촉이 이뤄지게 됨에 따라 어떤 얘기가 오가고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북측이 통신선 보수 문제를 의제로 내세웠지만 다수의 전문가와 군당국은 최근 북한의 태도와 남북관계 정세로 미뤄볼 때 북한이 계속되는 남측 민간의 대북 전단(삐라)살포 문제를 항의하거나 그동안 북측이 경고한 대남조치를 통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번 만남의 형식이 테이블에 앉아 대화를 하는 ‘회담’이 아닌 주로 군사분계선 등에서 만나 선 채로 이뤄지는 ‘접촉’이라는 점에서 북측에 의한 일방적 통보나 항의에 그칠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북한은 지난 2일 군사실무회담에서 남측 민간단체의 전단(삐라)살포를 문제 삼아 개성공단과 개성관광, 남북간 출입 등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한 데 이어 노동신문 논평원의 글을 통해 전단문제로 남북관계 `전면 차단’을 경고한 바 있다.

김성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의 정세나 접촉 형식을 봤을 때 대화를 하자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대북 삐라를 수거해 전달하며 앞서 경고했던 조치들에 대한 ‘최후통첩’을 하고 향후 벌어질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을 남측에 전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통신선 정상화 문제 논의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삐라를 전달하면서 조만간 남북관계 차단과 관련해 취할 구체적 행동조치를 얘기해 대남 압박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북한이 대남 경고를 행동에 옮길 경우 우선 남북간 통행.통관 시간이나 인원, 체류 인원 등 출입 관련 사안에서부터 제한을 둘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이나 개성관광 중단은 당장은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처럼 이번 군사실무접촉과 관련해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지만 일부에서는 북측이 일단 먼저 만남을 제의한 것은 북측도 남측의 입장을 타진해보고 싶은 의사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북측이 담화나 성명 등을 통해 내부적으로 정해놓은 시간표에 따라 일방적으로 대남조치들을 발표하지 않은 것으로 미뤄 남측의 태도에 따라 북측의 태도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으로 볼 때 남북관계 경색의 장기화는 불가피하며 이번 접촉 이후 북측의 경고가 현실화된다면 남북관계 복원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양 교수는 “예전에는 6.15나 10.4선언 정신 계승에 대해 얘기하면 적어도 북한을 대화의 틀로 나오게 할 수 있었으나 이제는 그 진정성을 보여줄 행동이 수반돼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관계 복원의 조건이 더욱 어려워져 최고 통치자의 뜻이 담긴 특사 파견이 아니고서는 진정성을 보여줄 수 없기 때문에 남북관계를 풀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도 “북한은 지금 남측에 흡수통일 의도가 있다고 의심하기 때문에 당분간 남북관계를 풀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남북관계의 추가적 악화를 막기 위해 정부는 우리가 흡수통일을 하거나 체제전복의 의도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급변사태 공론화나 삐라 등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수 있는 것들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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