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군당국이 예년에 볼 수 없었던 ‘전화통지문(전통문) 핑퐁 게임’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직후 벌어지고 있는 양측 군당국의 이런 모습은 각각의 정부 입장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차치하고 ‘기싸움’에서 지지않겠다는 심리전의 양상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전통문 핑퐁 게임은 지난달 29일 시작됐다.
북측은 김태영 합참의장이 지난달 26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한 핵 공격 억제 대책을 ‘선제타격’이라고 주장하면서 발언 취소와 사과를 요구하는 전통문을 발송한 것.
이에 대해 남측은 사흘간 숙고를 거듭한 끝에 전통문이 온 지 나흘만인 2일 오전 답신 전통문을 발송했다.
북측에 긴장 조성 행위의 중단을 요구하고 남측의 불가침 합의 준수 의사를 재천명하는 한편 남측 인사의 발언을 자의로 해석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는 내용을 전통문에 담은 것이다.
이에 질세라 북측은 3일 재답신 전통문을 보내 남측 주장을 ‘변명’으로 일축하고 군사적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측은 일단 북측에 추가 답신을 하지 않는 것으로 입장을 정했지만 북측의 대남 위협이 계속될 경우 손을 놓고 있지 않을 것으로 보여 양측 군당국 간 ‘핑퐁 게임’이 이어질 개연성은 충분하다는 관측이다.
북측 군 당국은 일단 두 차례 보내온 전통문에서는 ‘대화’, ‘접촉’이라는 용어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는데 이는 남측을 좀 더 탐색할 필요가 있다는 내부 분위기에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남측도 전날 보낸 답신 전통문에서 “대화할 준비가 돼있음을 알린다”고 밝히면서도 ‘만나자’는 직설적인 화법을 쓰지는 않았다.
이는 북측이 대화에 나설 움직을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섣불리 접촉을 제의했다 거부당할 경우 기싸움에서 진다는 판단도 일정 부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