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공동보도문에 어떤 내용 담길까

남북 차관급회담이 마지막 날이 될 것으로 보이는 19일 회담 테이블에서 어떤 합의를 낳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남북은 지난 16일부터 시작된 이번 회담에서 장관급 회담 재개 등 남북관계 정상화,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적 해결 원칙이 강조된 북핵 문제, 비료지원의 규모와 시기가 골자인 인도적 지원 등 크게 세 가지를 놓고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19일 회담의 핵심은 최종 결과물이 될 공동보도문에 무엇을 집어넣고, 넣는다면 어느 수준에서 명시할 지를 정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먼저 남북관계 정상화 논의에서는 제15차 장관급회담의 ‘6월중 서울 개최’와 공동보도문에 날짜를 명기하기로 원칙적으로 의견 접근을 본 상태지만, 그 날짜가 언제가 될 될 지는 추가로 조율을 해야 한다.

정부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 복원작업에 시동을 걸었지만 제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장관급회담 날짜에 대한 합의를 반드시 도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리측 수석 대표인 이봉조 통일부 차관도 이날 출발에 앞서 “최우선 과제가 남북관계 정상화”라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북측은 회담 초기 날짜를 명시하지 않은 채 ‘가까운 시일 내’로 하자는 입장을 보인 뒤 협의과정에서 일단 ‘6월중’과 함께 특정한 날짜 명기까지는 움직인 상황이지만 그 개최날짜는 6.15 공동선언 5주년 이후로 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반해 우리측은 산적한 현안 해결을 위해 6.15 이전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택일(澤日)을 둘러싼 공방이 공동보도문에 어떤 식으로 담길지 주목된다.

여기에는 현재 북핵 문제가 중대한 국면에 처해 있는 만큼 15차 장관급 회담을 조속히 열어 북측의 6자회담 복귀를 조기에 이끌어 내려는 우리측과, 그런 의도를 읽고 가급적 시간을 늦추려는 북측 간의 입장차이가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남북이 동시 제안한 6.15 5주년 당국 대표단 파견 문제도 공동보도문에 적시될 전망이지만 대표단장을 장관급으로 하자는 내용까지 포함될 지는 미지수다.

북핵문제의 경우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강조하며 6자회담의 조귀 복귀를 촉구하던 회담 초기와는 달리 이젠 할 만큼 했다는 분위기가 정부내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런 흐름은 회담 수석대표나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언급에서도 읽을 수 있다.

이 차관은 19일 “핵문제는 이미 충분히 얘기했다”고 설명, 전날인 18일 오전 7시 수석대표 접촉을 마친 뒤 합의문에 북핵 관련 내용을 넣을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답한 것과는 온도차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정 장관도 18일 공동보도문에 북핵을 넣는 문제를 양보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대해 “우리 우려는 충분히 전달했다”고 전제한 뒤 “우리는 차관급회담이라고 하고 저 쪽은 실무회담이라고 하는데 그 사이에 간극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설명은 북측이 공동보도문에 핵 언급을 넣는 것은 이번 회담의 격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무회담’에서 논의할 성격이 아니라는 게 북측 논리인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는 회담기간 수 차례에 걸쳐 북핵 문제의 조기 해결이 필수적이라며 회담에 복귀할 것을 촉구하고, 복귀할 경우 ‘중요한 제안’까지 마련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만큼, 6월 장관급 회담의 무산을 각오하면서 까지 반드시 북핵 관련문구를 공동보도문에 집어넣자고 우길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특히 핵문제는 남북관계 정상화 문제와도 무관치 않은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회담의 모멘텀을 이어가야만 북핵을 놓고 복잡해지는 국제정세에서 남북 직접대화 창구를 잃어 ‘피동적’ 지위로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료 문제의 경우 당초 북측은 50만t 지원을 촉구했지만, 예년의 봄철 지원 수준인 20만t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추가 물량 논의는 장관급회담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아울러 지원 시기는 북측이 모내기철이 시작된 점을 들어 5월중 지원을 절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구매와 선박 수배 등에 걸리는 물리적인 시간이 적지 않은 점을 들어 6월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선에서 결론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수송방법은 시급성을 감안, 육.해로를 동시에 이용하는 쪽으로 협의가 진행됨에 따라 주로 도로를 이용한 비료의 첫 육로 지원이 성사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북측 선박을 쓰거나 우리가 희망했던 경의선 철도와 도로를 이용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측이 제안한 나머지 의제인 8.15에 즈음한 이산가족 상봉과 경의선ㆍ동해선 도로개통 및 철도 시험운행 등은 이번 회담에서 큰 진전을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추후 장관급회담 의제로 미뤄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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