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경협은 성공한 사례가 없다…왜 그럴까?

“북한의 개혁개방은 북한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이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통일부 홈페이지 개성공단 난에는 ‘개혁개방’이라는 단어가 ‘추방’되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남북간의 교류협력은 궁극적으로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어내 북한 주민들의 참담한 생활 개선에 도움이 되고, 북한을 정상국가로 만들어 국제질서와 규범을 지키도록 하자는 데 목적이 있다.

북한은 해마다 신년 공동사설에서 “우리는 제국주의자들이 통합경제를 강요할 때에도 자립적 민족경제건설의 기치를 높이 추켜들었으며, 남들이 시장경제를 제창할 때에도 우리의 경제건설 방식을 고수하고 자립적 경제토대를 억세게 다져왔다“고 주장하여 국제사회를 실망시켜 왔다.

그런데 이제 노 대통령마저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유도하는 정책을 포기할 경우 결과적으로 북한 독재체제 유지를 고려한 교류협력에 대한민국 국민의 혈세를 지원하는 꼴이 될 것 같아 논란이 더 확산될 것이다.

북한의 개혁개방 없이는 남북경협은 100%로 실패할 것이며 결과적으로 남남갈등과 경제적인 부담만 늘어날 것이다. 그동안 정부가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남북협력기금 약 5조원 이상을 식량, 비료 등 인도적인 지원협력 사업에 사용했지만 북한 주민들의 참담한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약 2조원을 투입한 경수로 사업은 건설 도중에 사업종료 결정이 난 상태로 청산절차 마무리 중이며, 약 8천억원을 지원한 철도 도로 연결사업은 몇 년동안 정식개통이 안돼 상업 목적으로 활용하지도 못하고 있다. 철길은 녹슬고 있고, 기반이 붕괴될 가능성마저 있다.

개성공단 사업도 경영 자율성, 인력수급, 문화 차이, 3통(통행, 통신, 통관)문제, 정부와 관리기관 대북 역할 한계로 통제 불능상황이 내년에 올 것 같아 입주기업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를 통해 백두산관광사업에 약 98억원 규모의 퍼주기식 원자재 지원을 하였지만 시범관광커녕 부실공사로 몇 십억원을 날렸는지 확인조차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강산관광사업에 기금지원을 통해 900억원을 투자하였지만 사업이 어려워 겨우 이자만 받고 있다. 약 60억원을 투자한 대한광업진흥공사의 정촌 흑연광산사업도 계획보다 진전이 없어 경제성 논란이 일고 있다.

北 민경련은 구동독 ‘코코회사’와 같아

북한과의 사업은 우리 기업만이 아니라 해외동포와 외국기업들도 성공한 사례가 없다. 그렇다면, 북한과 사업하면 왜 망하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북한의 대남 경협창구인 민족경제협력련합회(이하 민경련)관계자들은 “북남 협력사업은 이익을 추구하면 잘 되지 않고 민족공동의 번영과 이익을 목표로 믿음을 갖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한마디로 그들의 인식은 개혁개방이나 경제논리와는 거리가 멀다.

안경호 조평통 서기국장은 “한나라당이 권력의 자리에 올라앉으면 6.15가 날아가고 금강산 관광 길이 막히게 될 것이며, 개성공업지구 건설도 전면 중단되고 남녘땅은…“ 운운하며 남북경협을 훼손하는 위협적인 발언을 한다. 또 김춘근 부회장은 “경제적 이익만 타산하면 경협사업은 잘 안 된다”며 밑져도 된다는 자세를 가져야 된다면서 이득보다 신심이 더 중요하다“는 말을 남측에 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대남 경협창구로서 독점 역할을 해온 민경련은 독일 통일 전 동독의 코코회사(무역회사를 가장하여 통치자금을 위한 외화벌이 창구역할)와 같다. 즉 제도화를 통한 경협에는 관심이 없고 외화벌이 차원에서 방북 초청이나 합의를 미끼로 방북료나 뒷돈을 챙기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합의서 남발과 원산지 증명서 발급 악용과 불투명한 송금방식 그리고 책임질 줄 모르는 대남 경협 자세는 항상 논란이 되어왔다.

남북경협이 성공하려면 북한이 핵을 폐기하고 근본적인 변화와 함께 개혁개방으로 나가는 길 뿐이다. 북한의 국정 기본방향인 강성대국과 선군정치로는 개혁개방과 조화될 수 없다. 그리고 현 독재정권 유지 차원에서 외부 정보차단, 사회통제 강화, 사상교육 강화 등도 경협 교류에 걸림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 김규철 남북경협시민연대 대표

남북경협의 성패 여부는 정부의 장밋빛 의지와는 하등 관계없이 북한의 개혁개방 여부에 비례하여 결정될 것이다.

그런데 노 대통령이 도리어 북한의 개혁개방에 걸림돌 역할을 하다니, 참담한 생활을 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실망이 얼마나 클지 눈앞이 깜깜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