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경공업ㆍ지하자원 협력사업 경과와 전망

남북이 경공업 원자재와 지하자원을 주고받는 경제협력사업이 사업 구상 2년 만에 마침내 실행을 눈 앞에 두게 됐다.

경공업.지하자원 협력에 대한 구상은 2005년 7월 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협위) 제10차 회의 때 북측의 제의로 처음 등장했고 작년 6월6일 경협위 제12차 회의에서 합의서가 채택되면서 가시화됐다.

합의 주요 내용은 북측에 의복류와 신발, 비누 등 3대 경공업품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8천만 달러 어치를 유상 제공하면 북측은 지하자원 개발협력에 따라 생기는 생산물과 지하자원 개발권, 기타 경제적 가치로 갚는다는 것이다.

다만 합의서 채택 직전에 북측이 경의선.동해선 열차 시험운행 실시 약속을 어기면서 시험운행이 합의서 발효의 전제 조건이 됐다. 이후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돌파구를 찾지 못하다 6자회담 2.13합의로 북핵상황이 나아지고 지난 5월17일 열차 시험운행도 진행되면서 결국 합의 1년 만에 합의서는 발효된 것이다.

이에 앞서 남북은 지난 4월 경협위 13차 회의에서 열차 시험운행 일정에 합의하자 5월 초에 ▲6월25일부터 북측 광산 공동조사 ▲6월27일 폴리에스테르 단섬유 500t 북송 등의 구체적 일정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경공업 원자재의 가격이 걸림돌이었다.

북측은 상대적으로 싼 국제시장 가격을 선호하고 남측은 국내 조달가를 주된 기준으로 삼겠다는 입장을 보이며 팽팽히 맞서면서 지난 5월 말과 6월 초 등 두 차례의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따라 6월 말 진행될 예정이던 경공업 원자재의 북송과 광산 공동조사도 이뤄지지 못했다.

이후 한 달 간 추가적인 공식 접촉없었던 남북은 지난 5일부터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고 예정된 회담 일정을 하루 연장하는 진통 끝에 7일 대부분 원자재 가격에 합의했다.

남측이 주장해 온 국내 가격으로 원자재 제공가를 산정하는 대신 해상 수송료와 보험료 등 부대비용을 남측이 부담하는 선에서 절충점을 찾은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유무상통의 취지에 맞춰 국내 경공업 산업에 도움을 주기 위해 해외 조달 원료를 직접 제공하는 대신 국내 1차 가공품으로 제공하기로 했으며 가격도 국내가격으로 산정하도록 했다”면서 “대부분 우리 요구가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부대비용을 남측에서 부담하는 것은 중유 제공 등에서 선례가 있는 것으로 결코 무리한 수준이 아니다”면서 “정확한 금액은 아직 알 수 없지만 400만 달러 안팎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향후 일정은 돌발 변수가 없다면 ▲북측 3개 광산(검덕.대흥.룡양)에 대한 자료 남측에 제공(7.19) → ▲경공업 원자재 1항차(폴리에스테르 단섬유 500t) 출발(7.25) → ▲광산 3곳 제1차 남북공동조사(7.28∼8.11) → ▲북측 경공업 공장 1차 현장방문(8.7∼11) 등의 순서로 이뤄질 전망이다.

남측은 11월까지 경공업 원자재 8천만 달러 어치를 모두 제공하면 북측은 올해 제공비용의 3%에 해당하는 대금을 광물로 상환하고 잔여분은 지하자원 개발권 등으로 5년 거치 10년 상환 조건으로 갚게 된다.

하지만 경공업 원자재 제공 대가를 상환받는 과정은 순탄치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7월 말부터 현지 공동조사를 거쳐 타당성 분석과 투자 결정, 생산 착수 등의 순으로 지하자원 개발 협력사업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북측의 상환 방법에 포함된 지하자원 개발권과 생산물 처분권 등에 대한 구체적 가치 계산을 놓고 다시 남북이 이견을 드러낼 여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북측 광산을 개발하는데 전력과 도로, 철도, 항만, 용수, 통신 등 현지 인프라를 갖추거나 업그레이드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과 자본투자가 필요한 점도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시간이 걸리는 지하자원 개발보다 경공업 원자재 북송이 먼저 이뤄질 수 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 때문에 북핵 상황 등 남북 사이의 돌발문제로 인해 경공업 원자재만 주고 지하자원 개발은 하지 못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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