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개성 접촉후, PSI 비판 일 듯

남북 당국이 21일 개성에서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첫접촉을 가졌지만 현재까지 장소·의제 등에 대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

이번 접촉에서 별다른 성과가 없을 경우, ‘전략적 판단’을 이유로 미뤄왔던 정부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참여도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동안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에 대한 국제공조 차원에서 PSI 전면참여 입장을 확정, 일관되게 유지해왔다.

하지만 발표시점을 놓고 4차례 연기하는 등 혼선이 뒤따랐고, 외교안보 부처 간 입장 차이도 읽혀져 정부의 ‘외교안보 컨트롤 타워 부재’라는 조정능력도 비판이 제기됐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가 있었던 지난 5일 발사 직후 정부의 PSI 전면참여 발표가 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유엔 안보리 차원의 효과적인 대응을 위한 대책마련을 이유로 발표 시점이 안보리의 결정이후로 미뤘다.

안보리의 ‘의장성명’ 발표 직후 14일 오후에도 정부는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주재의 외교안보정책 조정회의를 갖고 PSI 전면참여 입장을 확정해 다음날 발표가 예상 됐지만, 발표되지 않았다. 이때부터 PSI 전면참여 발표 일정이 꼬이게 되는 시발점이 됐다.

16일에도 발표는 예정됐지만, 우리 정부가 발표 시점을 두고 우왕좌왕하고 있는 틈을 타 북한이 이날 남북 당국간 접촉을 제안하는 통지문을 보내와 또 다시 발표시점이 미뤄졌고, 결국 주말에는 ‘반드시’ 발표될 것이라는 입장도 결국 공수표가 되고 말았다.

PSI 전면 참여 발표가 분초를 다투는 긴급한 사항은 아니지만, 이 과정에서 보여 진 우리 외교당국의 모습은 실망스런 모습이었다. 결국 PSI에 대한 외교당국의 혼선은 정부에 대한 신뢰도 하락과 더불어 국민의 안보 불안감도 키워 비판을 면치 못했다.

특히 남북접촉 결과에 따라서 정부가 밝힌 ‘전략적 판단’이 남북간 긴장완화 등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인지 아니면 억류된 현대아산 A씨 문제 해결인지에 대한 추궁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접촉결과와 정부의 PSI전면참여에 대한 입장이 나와 봐야 알겠지만 ‘PSI와 남북관계는 별개’라는 정부의 입장이 결국 북한의 반응에 따라 좌고우면(左顧右眄)했다는 평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이미 PSI를 ‘선전포고’로 간주하며 긴장국면을 조성했던 점을 감안했고, 이번 남북접촉이 ‘개성공단과 관련한 중대사안 통지’를 위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기 때문에 당초 PSI연기는 허황된 기대감에 따른 조치였다는 비판도 불가피하다.

더불어 최근에는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에 반발 6자회담 탈퇴를 선언하는 등 또 다시 벼랑끝 전술을 구사하고 있는 시점에서 남북관계에 대한 진전이 예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부의 남북관계 상황 판단력에 대한 비판도 감수해야 한다.

A씨 억류문제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인 점을 감안할 때 정부의 고민도 일면 수긍되는 점도 있지만, 미국이 자국의 여기자 2명이 억류 중에도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라는 ‘잘못된 행동’에 대한 제재 입장을 흔들림 없이 구사하는 것과는 비교된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상황전개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당장 PSI 전면참여 발표를 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남북접촉 후 결과 여부와 상관없이 참여를 결정할 경우 결국 ‘PSI가 남북관계와 별개’라는 정부의 입장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PSI 전면 참여 문제라는 자그마한 문제로 관련 부처 간 다른 목소리와 혼선 등 컨트롤 타워가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 일관된 대응 전략이 부재했던 점, 북한의 눈치보기로 비춰진 소신부재 등 외교안보통일 라인에 대한 비판과 인적쇄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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