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弔電교류 물꼬 터지나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4일 연형묵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사망과 관련해 대북 전통문을 보냈다.

남한 정부가 북한에 공식적으로 조의를 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남북한 주요 인사의 사망시 좀더 활발한 ’조전교류’가 이뤄질 전망이다.

지금껏 조전은 북한에서 남한으로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모양새였다.

북한의 아시아.태평양 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 리종혁 부위원장은 올해 5월22일 현대아산 김윤규 부회장에게 조전을 보내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이 별세하였다는 소식에 접하고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하며 고인의 유가족과 여러 관계자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처럼 북한은 남북경협의 선두에 섰던 현대가(家)의 주요 인사의 사망시 어김없이 조전을 보내왔다.

그 대표적인 예가 2001년 3월 정주영 명예회장이 타계했을 때였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직접 조전을 보냈으며 이어 송호경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을 포함한 조문단까지 서울을 찾았다. 북한이 남한 빈소에 조문단을 보낸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또 2003년 8월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장례식에는 아태평화위와 민족경제협력연합회, 금강산국제관광총회사 등이 조전을 보내 애도를 표했다.

북녘에서 오는 조전은 현대가에 국한되지 않고 통일운동가들의 빈소도 찾았다.

고(故) 김일성 주석은 1994년 1월 문익환 목사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조전을 통해 “남조선(남한) 사회의 명망있는 통일애국인사인 문 목사를 잃은 것은 우리 민족의 큰 손실”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는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보낸 첫 조전으로, 비교적 솔직한 심경이 담겨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 2001년 1월 김양무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상임위원장, 2001년 3월 노동운동가 이옥순씨, 올해 3월 통일운동가 신창균 선생의 장례식에도 범민련 북측본부와 민족화해협의회, ’남조선 비전향장기수 구원대책위원회’, 북측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등 단체 명의의 조전이 도착했다.

특히 신 선생의 장례식은 안경호 조평통 서기국장 겸 범민련 북측본부 의장이 북측 인사로서는 처음으로 장례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이에 반해 남측은 조문교류에 인색했다.

정부는 2003년 10월 김용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의 사망에 조문을 검토한 것으 로 알려졌지만 당시 정세현 통일부 장관이 한 포럼에서 “인간적으로 조의를 표한다” 고 밝히는 수준에서 그쳤다.

오히려 민간차원의 조문 전달 또는 조문단 방북을 제한, 남북 경색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남한 정부는 1994년 7월 김 주석 사망 당시 조문단 파견을 일절 불허한 데 이어 지난해 10주기 행사에도 “조문을 목적으로 하는 방북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 남북관계 냉각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통일부가 이번에 연 부위원장의 사망에 조의를 표함으로써 조문교류를 통한 남북관계의 진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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