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PSI·개성억류’ 놓고 신경전

남북이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과 개성공단 직원 억류라는 별개의 이슈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먼저 북한은 지난 16일 ‘개성공단과 관련한 중대 문제를 통지할 것’이라며 우리 측 당국자와 개성공단관리위원장을 개성으로 초청했다.

의제가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은 채 던져진 북의 제안을 받아든 정부는 방침을 이미 정한 PSI전면 참여의 시기를 고민하게 됐다.

북한의 접촉 제의가 오기 전 애초 15일로 예정했던 PSI 전면 참여 발표를 19일로 미뤘던 정부는 북한이 ‘개성접촉’에서 어떤 카드를 꺼내들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북한의 반발이 불보듯 뻔한 PSI 전면 참여 시기를 재검토하게 됐다.

특히 개성공단의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가 지난달 30일 이후 억류된 상황인지라 정부는 PSI문제를 검토하면서 국민의 신변 안전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해야할 처지다.

북한이 16일 접촉을 제의하면서 날짜를 5일 이후인 21일로 잡은 것 부터가 우리 정부의 정책 결정을 흔들기 위한 고도의 심리전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접촉 제의를 해온 사실을 함구하고 있던 정부는 18일 오전 언론 보도를 통해 북의 제의 사실이 공개된 직후 관계장관 회의를 열어 PSI전면참여 발표를 남북접촉이 예정된 21일 뒤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같은 결정이 내려지기 무섭게 북은 18일 오후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문답을 내고 ‘남한이 PSI에 전면 참여하는 것은 선전포고’라면서 “이명박 역적 패당은 서울이 군사 분계선으로부터 불과 50㎞ 안팎에 있다는 것을 순간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고강도 협박’을 했다.

다음날인 19일 정부는 북측의 접촉 제안에 응하면서 김영탁 개성공단사업 지원단장 등 10명 안팎을 파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북한의 의도를 알 수 없지만 우리 국민이 억류된 상황에서 만나자는데 만나지 않을 도리가 없고 그동안 언제, 어디서든, 어떤 수준에서든 만날 용의가 있음을 피력해온 까닭에 북의 제의를 수용하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다는게 중평이다.

일단 현재까지의 상황은 북한이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것으로 비친다.

이런 상황 탓에 남북간 신경전이 어떤 식으로 귀결될지는 21일 접촉을 지켜봐야 알 수 있겠지만 북한이 억류된 개성공단 직원을 인질 삼아 의도적으로 우리 정부를 흔들려 한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억류된 개성공단 직원 문제에 대해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데다 PSI 전면 참여 시기를 잇달아 연기함으로써 여론의 질타를 받은데서 보듯 북한은 이미 의도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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