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북핵 실질조치’ 합의와 6자회담

남북이 제15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실질적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초미의 관심사인 6자회담 재개 논의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유화책을 보이는 등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섰고, 이에 남북이 공동으로 호응하는 양상을 띠면서 작년 6월 이후 교착상태인 6자회담이 조만간 열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남북이 장관급회담에서 6자회담 참가국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7월 중에는 반드시 차기 6자회담을 개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들이 협의될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을 강조한 것은 적지 않은 의미가 있어 보인다.

특히 이번 합의는 향후 북핵문제 해결과정에서 남북이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회담에서 우리 측은 핵문제는 국제문제이며 국제문제로 장관급 회담을 통해 이 를 협의,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집중 설득했으며 북측도 한반도 비핵화는 고(故)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며 최종 목표라고 언급하고 미국이 우호적으로 대한다면 단 한 기의 핵무기도 갖지 않을 것이라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 간의 이런 진전된 합의는 지난 17일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면담에서 표명된 ‘7월 중 6자회담 복귀 용의’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북핵문제는 지난 2002년 10월 고농축우라늄(HEU) 핵프로그램 개발의혹이 불거지면서 같은 달 열린 제8차 장관급회담에서부터 정식 의제로 올랐다.

그러나 뚜렷한 견해차로 인해 작년 5월의 14차 회담까지 매번 회담때마다 갑론을박의 과정을 거치면서도 합의는 ‘평화적 해결’이라는 원칙 수준의 합의에 그쳐 왔다.

북핵문제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워싱턴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핵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원칙을 재확인하는 한편 북미 간에 ‘보다 정상적인 관계’(more normal relations)로 갈 수 있다는 부시 대통령의 의지가 확인되고, 이를 계기로 정동영-김정일 면담이 ‘성과있게’ 마무리되면서 순풍을 탔으며, 이를 바탕으로 긍정의 모멘텀이 유지되고 있다.

특히 “북한을 자극하는 말을 하지 말아달라”는 우리 정부의 당부에 미 행정부가 호응하고 나서면서 6자회담 재개 분위기가 전에 없이 고조되고 있다.

이라크 재건 국제회의 참석차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했던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22일 현지에서 반기문(潘基文) 외교장관과 회동하고, 미 정부가 거대한 정부인 만큼 다양한 의견이 표출된다며 이해를 구하면서 북한에 대한 자극적 발언을 자제해달라는 우리의 요청에 “유념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또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같은 날 주한 미대사관 인터넷망을 통해 “나는 김정일 위원장을 기꺼이 만날 것이며, 만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점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북한 내에서도 대미(對美) 유화 분위기가 역력하다.
북한은 지난 달 13일과 이달 6일의 뉴욕접촉 과정에서도 미 고위 당국자들을 향해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으나 정동영-김정일 면담 이후 미국을 겨냥한 비난의 수위와 횟수가 줄어들었으며 예년과는 달리 6.25 전쟁 기념일을 앞두고 반미 분위기를 조성하지 않고 있다.

북한 언론매체들도 대미 비난보다 공존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향후 미 행정부 내에서 폭정의 전초기지 운운하며 북한을 자극하는 말이 나오지 않으면 북한이 어떤 방법으로든 구체적인 복귀 일정을 밝힐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장관급회담에서 6자회담의 구체적인 복귀시기를 밝힐 것으로 기대했으나 그렇지 못해 아쉽다는 반응도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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