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경협’ 한마음…합의 수준 관심

제1차 남북총리회담 첫날인 14일 전체회의에서 남북 수석대표들이 밝힌 기조발언의 내용이 상당히 비슷해 회담 성과물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지만 실제 어느 수준의 합의문을 도출해 낼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는 게 회담장 안팎의 분석이다.

정부는 `2007 남북정상선언’ 10개항을 세분화 한 45개 의제에 대한 각각의 이행계획을 합의문에 담는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기조발언만 보면 남북은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개성공단 3통(통행.통관.통신) 문제 ▲조선협력단지 건설 ▲철도.도로 개보수 ▲이산가족 상봉 확대 ▲사회문화교류 확대 등 정상선언의 주요 합의사항에 대한 실천 의지를 공통으로 피력했다.

남북 정상이 이미 합의한 내용의 구체적 이행계획을 작성하는 회담이다보니 과거 장관급회담 등에서 자주 연출됐던 기싸움이나 정치공방이 사라진 것은 물론 북측이 이른바 근본문제를 제기하며 분위기를 냉랭하게 만드는 일도 지금까지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김영일 내각 총리의 기본발언 중 “법.제도를 정비하는 문제 등을 실천해야 한다”는 대목 정도가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보이지만 원론 수준에 그쳤다는 점에서 북 측이 이번 회담에서 정치.군사 문제보다는 경협 쪽에 그만큼 무게를 두고 있음을 짐작케했다.

이와 함께 남북이 이미 개성에서 3차례의 예비접촉을 통해 합의문 초안을 교환하고 상당수 의제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한 것도 원만한 회담 진행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남북은 실제 예비접촉 등을 통해 개성공단 화물 수송을 위한 경의선 문산-봉동 간 열차운행 연내 실시 등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가 반드시 상당한 수준의 합의문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정부가 가장 역점을 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조성만 보더라도 남북 모두 이 사업의 의의와 중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지만 군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보니 보다 구체적으로 논의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의 핵심 사업인 공동어로수역 설치의 경우 북측 대표단에 실질적 권한이 없기 때문에 우리도 원론적 입장만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경의선 문산-봉동 간 열차운행이나 개성공단 3통 문제 등 남북이 어느 정도 의견을 접근한 경협사업들조차 군사보장조치가 담보돼야 실현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수준에서 합의문에 담길 수 있을 지 아직까지는 불투명하다는게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북측 대표단에 군 인사가 없기는 하지만 북측을 대표해 회담에 참석하고 있는 만큼 군사보장에 대해서도 합의문에 어느 정도 명시하자는 게 우리측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더 나아가 “정상선언 이행을 위한 총리회담이 열린 것처럼 국방장관회담도 그 목적은 정상선언 합의내용 이행을 위한 회담이 되리라 예상한다”며 “그런 관점에서 무리없이 군사보장 합의에 이를 수 있으리라 예견한다”고 낙관했다.

남북이 각각 생각하는 의제들의 우선순위에도 차이가 있다.

남측은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조성과 개성공단 3통문제, 이산가족 상봉 확대 등에 주안점을 두는 반면 북측은 조선협력단지 건설과 철도.도로 개보수에 상대적으로 신경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남북 모두 각자가 원하는 사업의 진전을 먼저 담보하고자 하는 줄다리기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김 내각총리가 기조발언을 통해 “2007 정상선언의 성공적 이행을 위해서는 남북 간 상호존중과 신뢰관계 확립이 중요하다”면서 6.15공동선언 기념일 제정과 국가보안법 폐지 등을 겨냥한 법.제도 정비의 실천을 촉구한 것도 돌발 변수로 등장할 수 있다.

회담 소식통은 “아직까지는 북측이 국보법 폐지나 참관지 제한 철폐 등 정치적 이슈를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고 있지만 언제라도 회담장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이슈인 것은 사실”이라며 “내일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가봐야 합의문 수준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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