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회담 문화 또다시 업그레이드

남북 회담문화가 25일부터 열리는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11차회의를 앞두고 다시 한번 업그레이드될 전망이다.

북측이 우리측의 꾸준한 요청을 수용해 회담 의제를 조율하기 위한 사전 접촉을 이번 경협위 때부터 갖자고 화답해왔기 때문이다.

이는 그동안 남북회담사의 한계를 뛰어넘는 파격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왜냐하면 그 간 남북회담은 양자협상의 일반적인 틀과는 달리, 사전 의제조율 없이 만나 각각의 의제를 던져왔고, 이는 남북회담의 특수성 내지 한계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회담장에서 직접 만나 기조연설로 각자 생각을 주장하고 거기서부터 협상이 시작됐기에 효율성이라는 측면과는 상당한 거리감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제한된 회담 일정 안에 합의를 도출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고 더욱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의제가 상대방에 의해 제기될 경우 회담 자체의 속도를 느리게 하거나 상대방을 자극하는 원인이 됐다.

우리측은 이런 비효율성을 감안해 줄곧 사전 의제 조정을 북측에 요구했다.

이번에 북측이 의제 조정을 위한 사전 접촉을 갖자고 한 것은 최근 남북회담에 불고 있는 새로운 회담문화 바람의 연장선에서 이뤄졌다는 게 정부측의 설명이다.

이 새로운 회담 문화는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이 6월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하면서 필요성을 제기한 직후 같은 달 열린 남북장관급회담에서 조성되기 시작했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이다.

회담장에 ‘대칭’과 ‘대결’을 연상시키는 사각 테이블 대신 원탁이 등장했고 회담을 거듭하면서 원탁도 타원형에서 완전한 원형으로 바뀌었다.

기조연설에서 상호 비난을 자제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지난 7월 경협위 제10차 회의에서는 이런 분위기에 부응하는 북측의 적극적 자세도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당시 북측 위원장인 최영건 건설건재공업성 부상은 “새 각도에서 새 힘으로 협조하자”며 실용주의적 자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봉조(李鳳朝) 통일부 차관은 13일 “의제 사전교환과 사전 준비접촉을 갖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며 “정부는 새로운 회담문화의 정착에 도움이 되는 요소를 계속 발굴해 회담이 실사구시 차원의 실질적인 협의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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