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회담식’ 북미 BDA논의형식 눈길

북한과 미국이 방코델타아시아은행(BDA)에 동결된 북한계좌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남북회담식’ 논의틀을 갖춰 눈길을 끈다.

오광철 조선무역은행 총재를 단장으로 하는 북한 대표단은 19일 중국 주재 미국대사관에서 대니얼 글래이저 재무부 부차관보를 단장으로 하는 미국 대표단과 3시간여의 회담을 가졌다.

이어 20일에는 미국 대표단이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금융제재 문제를 놓고 북한과 협상을 벌인다.

마치 남북 당국간 회담이 차수에 따라 서울과 평양을 오가면서 치러지거나 판문점의 북측지역 ‘통일각’과 남측지역의 ‘평화의 집’을 교차하면서 치러지는 방식을 연상케 한다.

정부 당국자는 “상대방이 있는 회담인 만큼 상호주의에 입각해 회담 장소를 결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제3의 중립지역에서 회담이 치러지지 않는한 이같은 방식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초 일각에서는 BDA문제 논의가 6자회담이 열리는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치러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었으나 북핵문제를 논의하는 6자회담과 금융제재 문제를 협의하는 BDA회담을 분리하겠다는 미국측의 의사에 따라 대사관이 회담장소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BDA문제에 대해 북한의 위조화폐 제조로 인해 발생한 불법행위에 대한 법적 조치로 여기는 미국측은 이 회담이 6자회담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의 뉴욕에서 회담을 갖는 방안을 북측에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금융제재를 이유로 6자회담 참가를 거부해온 북한의 입장에서는 BDA문제와 북핵논의를 긴밀히 연계시킬 수 밖에 없는 상황.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회담 첫날 기조연설에서 금융제재 해제 등을 핵문제 논의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앞으로 북한은 BDA문제와 북핵논의를 연계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당국자는 “앞으로 6자회담과 BDA 논의를 분리하려는 미국과 연계하려는 북한 사이에 다양한 신경전이 벌어질 것”이라며 “회담장소도 앞으로 벌어질 신경전의 소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