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협력기금 유용여부 현대 `내부불화’

현대그룹이 감사보고서를 통해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이 남북협력기금 5억원을 유용했다고 지적한 가운데 현대그룹 일각에서 이와 배치되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이에따라 내부 감사보고서 공개를 계기로 잠복해있던 친 김윤규세력과 반 김윤규세력간의 갈등이 표면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과 함께 ‘부실감사’ 가능성마저 대두되고 있다.

감사과정에 정통한 현대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김 부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한 것은 사실이지만 남북협력기금 5억원을 유용했다고 적시한 감사보고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대아산 시설관리비용을 통해 부풀린 금액을 감사팀이 남북협력기금이 투입된 금강산 도로포장 공사와 관련된 것으로 오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금강산지역 도로포장사업은 27억2천만원짜리 공사로 현재 15억원 정도가 집행됐는데 여기에서 5억원을 빼돌리기는 불가능하다”면서 “건설업자라면 누구나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대형건설사 사업팀 관계자는 “발주처와 짜지 않고 시공사가 독자적으로 공사비의 3분의 1을 부풀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해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했다. 금강산지역 도로포장사업의 발주처는 조달청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조만간 통일부나 감사원의 조사에서 모든 것이 밝혀질 것”이라며 “김윤규 부회장도 남북협력기금 유용에 대해서는 귀국해 적극 해명할 방침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현대그룹 홍보팀 관계자는 “일부 김윤규 부회장을 지지하는 세력이 퍼트리는 근거없는 소문일 뿐 감사보고서는 정확하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현대가 지금껏 상황에 따라 말바꾸기를 해온만큼 조만간 나올 통일부와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주목된다.

현대는 지난 8월초 일부 언론에 처음으로 김 부회장의 비리내용이 보도되자 감사를 주도했던 최용묵 경영전략팀 사장은 “김 부회장의 개인비리에 대해 확인된 것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이 때는 이미 현정은 회장에게까지 감사내용이 보고된 상태였다.

최근 일부 언론이 또다시 감사보고서 내용을 인용, 김 부회장이 조성한 비자금 에 남북협력기금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하자 현대측은 “남북협력기금의 유용은 시스 템상 불가능하다”고 했다가 다음날 감사보고서 사본이 공개되자 “감사보고서상에 그 렇게 돼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을 바꿨다.

일각에서는 부실감사 가능성마저 대두되고 있다.

현대그룹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감사는 김윤규 부회장에 반대하는 세력의 제보에 의해 시작됐다”면서 “처음부터 김 부회장을 겨냥한 표적감사가 진행됐으며 제보에 꿰맞추기식으로 진행된 측면이 없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김윤규 부회장과 관련된 모든 의혹을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하루빨리 전모를 밝히지 않으면 현대그룹 내부의 세력 다툼에 금강산관광 등 대북사업만 멍들게 된다”고 우려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