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협력기금 운용방식 어떻게 바뀔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7일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남북협력기금 운용의 투명성 제고를 강하게 주문함에 따라 향후 운용 방식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이날 통일부 업무보고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남북협력기금에 국민 세금이 쓰이는 만큼 투명성과 효율성의 관점에서 국민이 원하는 바에 따라 지출해야 한다”면서 “통일부의 재량이 너무 많고 감사원의 감사를 안받아 `묻지마’ 지원이 될 수 있어 개선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외교안보통일분과 간사인 박진 의원도 업무보고에서 “남북협력기금을 과연 투명하게 집행했으며 문제점은 없는지 국민의 관심이 높다”고 말해 협력기금의 투명성 제고방안이 마련될 것임을 시사했다.

인수위 측은 업무보고에 앞서 통일부에 지난 5년 간의 협력기금 조성 및 집행 내역을 요청했다.

인수위 측은 협력기금이 ▲전적으로 정부 출연금에 의존해 조성되고 ▲단체 요청에 따라 일정한 기준없이 집행되는 경향이 많고 ▲사후 검증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협력기금은 인수위 측의 지적대로 대부분 국가 예산으로 조성돼왔고 2005년과 2007년에는 국채를 발행, 각각 500억원과 630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이렇게 조성된 기금은 매년 9월 말 차기연도 기금 운용계획을 확정, 10월 초 국회에 제출된 후 상임위와 본회의 의결을 거쳐 후 이듬해 집행되는 방식으로 운용돼 왔다.

기금 지원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남북 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는 통일부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12개 부처 차관과 민간위원 4명 등 17명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는 19차례 협의회가 열려 66건이 처리됐으나 부결된 안건은 없다. 협의회 역시 주로 서면으로 이뤄진다.

통일부 당국자는 “협의회 안건으로 상정하기 전에 관계부처 협의절차를 충분히 거치고 있기 때문에 부결된 안건은 없다”면서 “협의회에서 민간위원들이 문제를 제기해 수정의결된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체 위원 가운데 민간위원이 4명에 불과한 데다 부처간 의견 조정을 거쳐 안건이 올라오는 구조에서 이들이 강력히 반대의견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협의회에 참가하는 민간인 수를 대폭 늘리거나 새로운 협의회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오늘 기금 문제에 있어 인수위 측에서 교추협이 너무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통일부가 재량으로 막 쓰는 것 아니냐며 투명성 문제를 제기하긴 했지만 구체적인 대안을 그쪽에서 제기하거나 통일부에서 보고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기금 사용과 관련, 그동안 통일부의 재량이 너무 크고 기금 집행이 정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남북경협단체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기금 관리에 있어서 전문성이 결여돼 있을 뿐 아니라 정치적 고려에 따라 기금이 집행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전문가들이 기금 관리에 참여해 사업성 검토를 철저히 하고 사후 사업 모니터링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기금에 대한 전면적인 감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시민단체인 남북경협시민연대는 지난해 11월 남북경협 사업 5건에 집행된 남북협력기금 550억원 상당에 대한 국민감사를 감사원에 청구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올해 이 부분에 대한 감사를 하기로 했다.

기획예산처의 의뢰로 기금평가단이 작년에 작성한 `기금존치 평가 보고서’는 남북협력기금과 관련, 향후 민간주도의 경제교류가 본격화돼 시장논리가 작동하는 단계에서는 민간상업은행 단독 또는 공동으로 참여하는 형태의 민간자금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인적왕래 지원사업의 경우 가능하면 수익자 부담원칙이 적용되도록 해야 하며 사회문화교류지원사업 등 민간부문에 대한 지원도 궁극적으로 민간자금으로의 전환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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