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통일비용 韓美日中 EU선진국 모두 부담해야”

미국은 이라크전(戰)보다 남북한 통일에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 아시아 전문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이 8일(현지시간) 주장했다.

페섹은 이날 ‘이라크전보다 값비싼 김정일과의 평화’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남북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관계 개선을 통한 한반도 통일이라는 ‘이상'(pipedream)에 과거 어느 때보다도 근접했다”면서도 “이를 위해서는 정치적 의지뿐 아니라 엄청난 비용이 요구된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페섹은 “남북 분단과 휴전 상황이라는 정치적 요인이 세계 경제규모 12위인 한국의 안정적 경제성장을 크게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해 왔다”고 지적하고 “남북 정상이 이번 회담을 통해 종전을 향한 논의를 시작키로 합의한 것을 전반적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합의는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과 같이 ‘예측할 수 없는 요인'(wildcard)에 의해 언제든 붕괴될 수 있다”며 “이번 회담이 다음해 2월 퇴임을 앞두고 지지율 하락에 절박해진 노 대통령과 2,300만 북한 주민의 식량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김 위원장 양측의 ‘필요’에 의해 성사됐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회담이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통일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성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지만, 이를 실제로 이행하는데 드는 비용과 지불 주체에 대한 논의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커슨 국제경제연구소(IIE)의 마커스 놀랜드 연구원의 발언을 인용, “남북 통일비용이 최소 3000억~6700억 달러(275조~615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놀랜드 연구원은 ‘북한의 기아: 시장과 원조, 개혁’이라는 저서에서 북한 주민들의 대량 이주를 막기 위해서는 북한의 1인당 평균 수입을 남한의 60% 수준으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10년에 걸쳐 6,00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추계한 바 있다.

페섹은 남북통일에 더 막대한 비용이 든다 할지라도 남북통일을 통한 북한의 개방은 시도할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를 추진할 정치적 의지에 대한 근본적 문제와 함께, 단기적·장기적으로 들어갈 비용, 성과를 거두는 데 소요될 시간, 미국이 세계 마지막 공산국가인 북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할애할 재정 비용, 수년간 한국 경제를 어렵게 만들 이 변화에 대한 한국의 대응 의지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동서독이 첫번째 정상회담 이래 20년이 지나서야 통일을 이뤘으며 현재도 완전한 통합을 이루지 못한 상태라는 점을 지적하며 “한반도 통일이 지연될수록 남북한간의 경제수준 격차 심화로 통일 비용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현 상황에서 독일은 이상적 모델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페섹은 “세계 지도자들이 핵을 보유한 북한을 소비에트 연방 붕괴 이후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렸던 러시아처럼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한반도 통일은 한국의 경제 정상화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경제를 뒤흔들어온 위협 요인을 제거한다는 의미에서 전세계 경제에도 이익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한 통일 비용의 부담을 위해 한국과 일본, 미국뿐 아니라 EU와 다른 선진국들 모두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 아시아개발은행 등과 힘을 합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며 중국 역시 여기서 큰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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