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총리회담합의서 `운명’ 어떻게 되나

2007 남북정상선언의 구체적 이행 방안을 담은 남북 총리회담(2007 .11.14~16 개최) 합의서의 `운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총리회담 합의서 비준 동의안은 지난 13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과 함께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 상정됐지만 24일 현재까지 처리되지 않으면서 사실상 새 정부 출범 이후로 넘어가게 됐다.

대통합민주신당(현 통합민주당)의 요구에 따라 총리회담 합의서 비준건은 한.미 FTA 비준 동의안과 사실상 연계된 상태로, 한나라당은 새 정부 출범 후 타당성 검토를 거쳐 비준 여부를 결정하자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조속히 처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향후 적지 않은 진통을 겪을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과 본문 8개조 49개항으로 구성된 총리회담 합의서는 이 처럼 국회 비준동의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기술적으로 발효가 안된 상태다.

아울러 총리회담에 이어 나온 각종 남북간 합의서 중 경협공동위, 철도협력분과위,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추진위 등에서 도출된 합의서들 역시 `모법(母法)’격인 총리회담 합의서가 국회 비준동의를 얻어야 발효되게끔 돼 있다.

결국 남북 정상회담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남북간 각종 합의들이 총리회담 합의서 비준 문제에 발이 묶여 있는 셈이다.

주무 부서인 통일부 당국자들은 총리회담 합의서 비준이 지연되고 있지만 당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총리회담 합의서 내용 중 재정 부담을 수반하는 사항은 국회 동의를 거쳐 합의서가 발효된 후 이행해야 하지만 본격 추진에 앞선 현지 조사 및 남북간 실무 협의 등은 발효 이전에도 진행할 수 있다는 법제처 등의 유권해석을 받았다는게 그 이유다.

어차피 각 사업들이 사전 조사.협의 등을 위해 상당한 시간을 거쳐야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단계에 들어갈 수 밖에 없는 만큼 비준 동의안 처리 문제가 당장 꺼야할 `발등의 불’은 아니라는 얘기다.

차기 국회의 여야 의석 비율에 따른 변수도 만만치 않겠지만 무엇보다 총리회담 합의서의 운명은 작년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된 각종 사업들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검토 결과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해주경제특구, 조선협력단지, 철도.도로 개보수 등 재정 투입이 불가피한 사업의 추진 여부에 대해 새 정부가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가 총리회담 비준 동의안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얘기다.

정작 관심거리는 4월말까지인 17대 국회 임기 중에 총리회담 비준안이 처리될지 여부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때까지 비준동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총리회담 합의서가 사실상 표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비준동의안이 17대 국회에서 부결될 경우 재 상정이 불가능해져 총리회담 내용 중 재정부담을 수반하는 사업은 원칙적으로 추진할 수 없게 된다. 총리회담 합의문 자체가 무효화되진 않더라도 `앙꼬없는 찐빵’이 되고 만다는 게 당국자의 설명이다.

또 현 상태 그대로 17대 국회 회기가 종료돼 비준 동의안이 자동 폐기되면 ▲차기 국회 개원시 원안 대로 재상정 ▲북한과의 재협상 후 재상정 ▲상정 보류 ▲폐기 등 다양한 옵션이 생기게 된다.

이 가운데 만약 새 정부가 총리회담 합의 중 일부 만 이행하는 쪽으로 최종 방침을 정할 경우 북한과의 재협상을 거쳐 수정 합의문을 마련해야 하지만 북 측이 순순히 응할 지가 변수다. 폐기한다면 남북관계 경색도 염두에 둬야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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