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핵 인정하는 게 아닌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21일 “남북정상회담을 앞으로 대통령 선거에 어떻게 활용할지, (북한) 핵이 있는 상태에서 회담을 하면 핵을 인정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 날 당선 인사차 김수환 추기경을 예방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6·15정상회담 때도 국민적 동의 없이 여러 가지로 합의되지 않았느냐”며 “(이번 회담에서) 그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는 합의가 나올까봐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또 “노무현 대통령이 의제를 분명히 안하고 잔뜩 합의해 오면 차기 대통령이 이행해야 하니 걱정된다”고도 말했다.

이어 “결국 신뢰가 문제인데, 이재정 통일부 장관의 ‘NLL 발언’ 등을 보면 신뢰가 가지 않고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 남북 정상회담을 올 대선에 있어서 ‘평화 대 전쟁불사당’으로 몰까봐 걱정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추기경은 “많은 국민이 이 같은 걱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노 대통령도 상식이 있는 분이니 차기 정부에 부담을 넘기는 일은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또 “정상회담 시기가…”라며 말꼬리를 흐리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에 앞서 이용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핵이 없어지지 않는 조건으로는 무엇이든 이루어질 수 없다”며 “핵을 없애고 북한을 개방하면 우리 기업이 투자하겠다는 것이고, 그러면 북한의 국민소득이 3천 달러가 될 것이라는 것이 나의 공약”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 날 정상회담 연기를 공식 요구했다.

강재섭 대표는 “당의 입장은 가능하면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 차기 정권에서 (회담을)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고, 최악의 경우에라도 대선 이후 당선된 대통령과 합의 하에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현직 대통령의 권한을 좌지우지하고 국가체계를 무시하는 오만한 발상”이라며 “(한나라당의) 정상회담 연기는 철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청와대는 “아무리 대선이 중요하다 하더라도 정당이 집권을 목표로 하는 조직이라 해도 너무 심하다”며 “다른 문제는 몰라도 민족의 장래와 국익이 걸린 중대사에 대해서만큼은 대선과 정략에 집착, ‘발목잡기’로 일관하는 행태를 중단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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