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주변국 반응…美 “놀라운 사태 진전”

▲ 크리스토퍼 힐 美 국무부 차관보 ⓒ연합

미국과 중국 등 6자회담 관계국들은 8일 오전 남북정상회담 개최 사실이 발표되자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각국은 그동안 남북정상회담이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정착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었다. 미국은 특히 정상회담은 북핵 진전과 연동시켜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이날 주미 한국대사관을 통해 “그간 한국과 여러 접촉을 통해 남북간 대화가 오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또 “한국 정부가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관한 내용을 사전에 미국측에 통보했다”고 밝히고 “이번 정상회담에서 설정된 목적을 달성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발표 수 시간 전에야 미국측에 전격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며, 남북 관계의 진전에 있어 미국을 소외시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주미 대사관 고위 관계자는 위싱턴 현지시간으로 7일 오후(한국시간 8일 오전) 퇴근 무렵에야 본부로부터 ‘중대한 발표가 있으니 송민순 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의 전화를 연결하라’는 지시를 받고 다급하게 국무부측과 연락을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주미 대사관 고위 관계자가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에게 전화로 남북 정상회담 사실을 통보했으며, 이 당국자는 ‘놀라운 사태 진전(surprising)’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중국 정부도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남북정상회담의 성사가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반기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으로써는 남북 정상의 만남이 6자회담의 진전에도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성사과정에서 중국이 일정 부분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지난달 3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과 만난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이 후진타오 주석의 구두 친서를 전달하며, 남북정상회담에 관한 중국 측의 입장도 함께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일본 정부는 남북정상회담으로 인해 한반도 정세의 안정과 비핵화 분야의 진전을 기대하는 동시에, 납치문제로 인해 일본의 외교적 고립이 더욱 심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는 8일 오전 외무성의 야치 쇼타로 사무차관을 총리실로 불러 상황을 분석, 향후 대응 등을 협의했다고 교도(共同)통신이 전했다.

시오자키 야스히사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언론 브리핑에서 “한국(정부)에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힘써 줄 것을 촉구해 나갈 것”이라며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 정부의 역할을 기대했다.

아베 정권으로써는 참의원 선거 참패라는 내부적 위기와 6자회담에서 일본을 고립시키려는 북한의 공세 속에서 남북·미북 간 관계 개선을 위한 당사국들의 적극적 행보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