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잇단 제기

남북정상회담을 8월에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 민간 전문가들 사이에서 잇달아 나오고 있다.

한국이 쌀 차관 유보 조치로 인해 놓친 대북 영향력을 제고하고 더 나아가 북핵 해결 과정과 그 이후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정상회담이 가장 유효하고 긴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중론측에선 정상회담 후 후속조치를 감안하면, 임기 말인 노무현 정부에서 남북정상회담 을 추진하는 것은 무리하다며 차기 정부 과제로 넘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장은 5일 이 연구소 발행 ‘정세와 정책(7월호)’에서 “북핵 폐기를 위한 ‘초기단계’ 이후 직접 관련 당사국들이 적절한 별도 포럼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에 대한 협상을 하기로 돼 있다”며 “이 협상이 북미 중심으로 전개되는 것을 막고 한국이 옵서버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조속한 남북정상회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정부는 북한의 핵시설이 동결 단계에 들어가게 되면 북측과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협의에 들어가, 북한 핵시설의 ‘불능화’가 본격적으로 모색 또는 추진되는 시점에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연말 대선이 있는 만큼 가급적이면 8월 15일 광복절을 전후해 개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정부는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북측에 정상회담 개최의사를 전달한 바가 있기 때문에 이제는 김정일 총비서(국방위원장)가 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밝혀야 한다”며 “북한은 말로만 ‘민족공조’를 외칠 것이 아니라 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민족공조’ 의지를 실천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는 11일 국내 최대 대북지원단체 중 하나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개최하는 남북정상회담 관련 토론회에서 토론자로 나설 예정인 김연철 고려대 연구교수는 북핵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 과정에서의 한국의 역할 제고와 남북관계 개선, 정상회담의 정례화 등을 위해 노무현 정부 임기 내 정상회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정치적 논란을 야기하지 않고 효과가 반감되지 않기 위해서는 대선 국면에 본격 접어들기 전인 8월이 적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토론회에 참석 예정인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남북정상회담은 “고도의 통치행위이므로 하지 말아야 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임기 말에 국가적인 대사를 무리하게 추진하기보다는 차기 정부에 넘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대가없는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고, 정상회담 이후의 후속조치도 모멘텀 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새로 들어서는 정부가 하는 게 맞다”말하고 특히 “정상회담은 대선 직전인 10.11월에 열려도 판세를 뒤바꿀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폭발력을 지닌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지난달 27일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한 강연에서 앞으로 “미국, 중국, 러시아가 북한에 경쟁적으로 다가가는 모양새가 벌어질 것”이라며 “남한이 한반도 정세 주도권을 회복하는 방안은 남북정상회담뿐”이라고 정상회담 개최를 촉구했다.

그는 “4자, 6자 정상회담 안도 나오고 있으나 남북정상회담이 가장 먼저 열려야 한다”며 “그래야만 남한이 북핵 해결 이후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지난달 평양에서 열린 6.15민족통일대축전의 환영연회에서도 남북정상회담의 조기 개최를 촉구했으나 북한은 방북 취재단에 해당 연설내용을 기사화하지 말아줄 것을 요구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었다.

한나라당은 4일 발표한 새로운 대북정책인 ‘한반도 평화비전’에서 그동안 부정적인 입장이었던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비핵화에 필요시’라는 전제조건 하에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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