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임기말이라고 회피안해”

노무현 대통령은 14일 남북정상회담 개최 문제에 대해 북핵문제 해결이 전제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만약 북핵문제가 풀려가는 조건이 성숙하고 북측이 정상회담에 나설 의사가 있을 경우 임기말이라도 정상회담에 적극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한겨레 신문과의 특별인터뷰에서 “남북정상회담도 북핵 문제가 풀리지 않고는 성사될 수가 없다”며 “북핵문제가 걸려 있는 동안에는 북한이 한국의 대통령을 만나서 득 볼 것이 없다. 지금 정상회담으로 북핵문제를 푸는 것은 (적합한) 과정이 아니다”고 원칙적 입장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면서 “북핵 문제가 풀려 가면 남북관계가 함께 가면서 북핵 문제의 해결을 촉진하는 것”이라며 “남북관계가 진전의 전망이 밝아질수록 핵 문제에 대한 해결은 신뢰성이 높아지는 것이고, 핵문제 해결의 과정이 진행될 때 동시적으로 남북관계가 진전되면서 그것을 받쳐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런 경우에 북한이 만나자고 하면, 임기 얼마 없다고 내가 회피해 버리면 그만큼 북핵 문제 해결 과정이 흔들리게 되고 지체되게 된다”며 “전임 사장이 발행한 어음은 후임 사장이 결제하는 것이고 두달이 남았든 석달이 남았든 내가 가서 도장 찍어 합의하면 후임 사장 거부 못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그래서 타이밍이 중요하다. 그거 맞춰서 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에 대해 “기존에 천명해왔던 남북정상회담의 방침과 변함이 없다”며 “국내 정치적 고려를 배제하고 오로지 북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개선을 고려해서 남북정상회담의 시기를 선택해 나가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건이 성숙하면 임기를 두세달 앞두고서라도 회담을 열 수 있는 가능성을 예시한 것은 역설적으로 국내정치적 고려를 전혀 하지 않고, 또 반드시 정치적 득이 되지 않을 수 있음에도 남북관계의 필요성에 따라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AP 통신과의 회견에서 남북정상회담 시기와 관련. “내 임기와 관계없이, 6자회담의 결과를 더욱 더 공고히 하고 진전시키는데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적절한 시점이 있을 것”이라며 “그 시점은 우리가 임의로 앞당기기도 어려운 일이지만, (적절한 시점이 오면) 6자회담 진전을 위해서 그 뒤로 늦춰서도 안되는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노 대통령은 이와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최근 ’8.15 이전에 남북정상회담을 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에 대해 “그 전까지 될 수도 있다고 예측한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하며 “방코델타아시아(BDA)가 지체된 사정을 고려하지 않으면 8월15일쯤이라는…아주 합리적인 예측을 해보면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최근 정부내에서 제기되는 남북관계 우선론 등 남북관계와 6자회담 연계 문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북핵 문제를 풀지 않고 남북관계만 따로 가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 핵 문제 해결않고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는데 국민적 동의가 아직 이뤄져 있지 않다”며 “그래서 북핵문제를 풀지 않고는 남북관계만 따로 갈 수가 없다.

또 미국과 협력하지 않고는 북핵문제를 못 푼다. 한국 단독으로 북한에 경수로를 줄 수 있는지도 검토해봤는데,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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