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이후 북-중 경협 강화 조짐

지난 10월 제2차 남북정상회담 직후 북중 양국 사이의 교류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들 교류는 양국이 체결한 교류협력 협정에 따라 정례적으로 진행되는 것도 많지만 방문 대상지나 양측 교류 과정에서 드러난 언사들이 경제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암시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

조선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인 박경삼 평안북도 인민위원장은 이달 중순 대표단을 이끌고 평안북도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랴오닝(遼寧)성의 선양(瀋陽)과 다롄(大連) 등 여러 도시를 방문했다.

이번 방문 일정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박 위원장이 지난 20일 다롄을 방문해 중국에서 가장 사고가 개방적인 시장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샤더런(夏德仁) 시장을 만났다는 사실이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샤 시장은 박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항구도시로서 다롄은 조선(북한)의 몇 개 항구도시와 밀접한 합작관계를 맺고 있으며, 근방으로서 다롄은 중조우의를 추동하는 중요한 도시가 될 것이며, 우리는 동지 및 형제로서 우의를 촉진하기 위해 서로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부지런하고 용감한 다롄의 인민은 중국공산당의 영도하에서 다롄을 현대적 문명도시로 건설하는 천지개벽의 변화를 가져왔다”며 “다롄의 발전을 통해 중국공산당 영도의 정확성을 확인할 수 있었고 앞으로 중국공산당의 영도에 따라 더 발전할 것”이라고 덕담을 내놨다.

박 위원장의 발언은 중국의 개혁개방 노선을 긍정한 것인 동시에 지난 200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상하이(上海)의 발전상을 보고 남긴 ‘천지개벽’이라는 말을 되풀이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평안북도는 신의주가 인민위원회 소재지. 때문에 박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에는 신의주 개방을 염두에 둔 모종의 구상이 담긴 것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불러 일으키고 있다.

북한과의 교류에는 서해 건너편에 자리 잡은 연해도시인 칭다오(靑島)까지 뛰어들었다.

청도일보신문그룹은 창설 5돌 기념행사로 이례적으로 북한 미술전시회를 선택한 것이다. 22일 개막한 이번 전시회는 중국에서 개최된 북한 미술전 가운데 규모와 수준에서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중국의 연해도시들도 본격적인 대북 진출을 염두에 두고 교류 기반을 만들어두려는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김순석 부위원장이 이끄는 북한의 함격북도 인민위원회 대표단도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을 방문하는 기간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헤이룽장성은 중국의 동북3성에 속하기는 하지만 북한과 국경을 접하고 있지 않은 유일한 성(省)으로 랴오닝성이나 지린(吉林)성에 비해 교류가 그다지 활발하지 못했던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하지만 신리궈(申立國) 헤이룽장성 부성장은 김 부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양 지역은 전통적 우의에 바탕한 양호한 협력기반을 갖고 있다”며 “각자의 장점을 바탕으로 협력기회를 찾아 공동으로 발전하기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고 김 부위원장 역시 “쌍방 간 경제무역 협력을 촉진하기를 희망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지방정부 차원의 교류뿐 아니라 기업 및 민간 차원의 상호 방문도 늘고 있다.

중국의 3대 철강업체로 북한의 대풍국제투자그룹과 김책공업구에 연산 150만t 규모의 제철소를 세우기로 합의한 탕산(唐山)철강그룹 대표단이 20일부터 평양을 방문하고 있으며, 전력과 지하자원, 인프라 건설분야에 투자를 희망하는 중국인 민간 투자자들의 방북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연합